"한국 여행 힘드니 ‘코리아 편의점’으로"…해외에 깃발 꽂는 K-편의점
국내 편의점업계,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
상품부터 매장 인테리어까지 한국과 다를 바 없어
한류 바람의 새 거점…시장 공략 마케팅 강화할 것
“여기 한국 아니야?” 말레이시아 편의점 CU에 가면 마치 한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수 있다. 매장 간판부터 점포 인테리어와 상품 표기까지, 모든 게 한국 CU와 똑같다. 이마트24 말레이시아점도 마찬가지다. 매장 입구 간판은 한글로 ‘이마트24 편의점’이라고 쓰여있고 아임이 상품 등 일부 상품 역시 한글로 표기되어 있다. 통상 브랜드가 해외에 진출할 때 상표나 간판 등을 진출 국가의 언어로 표기하고 제품 맛부터 포장까지 현지화에 열을 올리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세계로 나가는 K-편의점이 특별하게 주목받는 배경이다.
편의점업계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넷플릭스 활약으로 K-콘텐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K-편의점에 대한 위상도 높아졌다. 편의점업체들은 사실상 포화 상태인 국내를 넘어 동남아를 중심으로 새 한류 거점 마련에 한창이다.
상품부터 매장까지 똑같아…말레이시아 속 작은 한국
이마트24는 지난 6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1호점을 냈다. 타 브랜드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달에만 말레이시아에 다섯 번째 매장을 오픈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업체들의 해외행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진출한 편의점들이 현지에서도 한국의 편의점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일부 편의점들은 간판뿐만 아니라 상품들까지 한국 편의점과 다를 게 없다. CU관계자는 “오히려 현지에서 먼저 한국에 있는 간판 글씨체, 제품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수출해 주길 원한다”면서 “말레이시아 CU 매장에서는 떡볶이, 닭강정, 핫도그 등 국내 대표 간식들을 즉석조리식품 코너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업체들도 이득을 본다. 국내 제품이 그대로 수출되기 때문에 포장지를 새로 만들거나 제품을 현지화해 새로 만들 필요가 없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언제 또 트렌드가 바뀔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진 한국과 동일한 라인업으로 출고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이 오히려 간판이나 맛이 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TV에 나오는 것과 똑 같은 그 제품, 그 맛을 알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문화 체험 공간’으로 거듭난 한국 편의점
업계에선 K-편의점의 세계 진출에 대해 ‘한국 콘텐트 인기’와 ‘코로나19’를 꼽았다. 해당 관계자는 “한국 콘텐트 인기가 상승하며 한국 여행을 원하는 해외 팬들이 늘어났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팬들이 현지의 한국 편의점으로 대리만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업체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의 길거리 음식과 상품 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마트24는 컵밥, 닭강정, 빙수 등 한국의 길거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였고, 그 결과 해당 상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성과를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단순 유통 채널이 아니라 한류 바람의 새로운 거점으로 거듭났다”며 “앞으로 편의점업계의 다양한 해외 시장 공략 마케팅을 통해 한국 문화는 더욱 확산되고, 해외 편의점사업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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