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흙 활용한 화분…"친환경 가치를 디자인으로 담고 싶어요"
[인터뷰 | DDP 브랜드 상품, 베스트 5 디자인팀]
신진 디자이너③ 안용우(27), 김정엽(27), 나원호(26)
※국내 디자인산업 규모는 매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산업통사원부가 공개한 ‘디자인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산업 규모는 2010년 7조900억원에서 2013년 13조672억원으로 껑충 뛰더니 2016년 16조9137억원, 2019년 18조2909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10년 안에 산업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성장하는 디자인산업 시대 흐름에 맞춰, DDP 브랜드 상품개발 공모를 통해 최종 ‘베스트 5 디자인 상품’으로 선정된 다섯 신진 디자인 팀을 만나 그들이 제작한 디자인 상품과 앞으로 꿈꾸는 상품 디자인 방향성 등에 대해 들었다.
“‘환경’은 당연한 가치, 그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탐구해요.” 도예 전공인 안용우, 김정엽 디자이너와 산업디자인 전공인 나원호 디자이너가 친환경 디자인 브랜드 ‘anu(安宇)’를 만들고, 재사용 흙을 활용한 이색 화분을 만들었다. 작품에 활용된 재사용 흙은 도예 작업 후 남는 부산물들을 의미한다. 도예 작업 후 많은 양의 흙 부산물이 발생하는데 보통은 폐기물로 버려지거나 땅에 바로 매립된다. 하지만 세 디자이너는 부산물 버리지 않고, 이를 새로운 작품 소재로 활용해보자고 생각했다. 안용우 디자이너는 “도예 산업계에서 지속 가능한 생산과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며 “그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선례를 만들어 나가고자 했다”고 말했다.
세 디자이너는 재사용 흙으로 식기를 만들기엔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낄 거라 판단하고, 우선 ‘오브제성 그릇’을 만드는 것부터 도전했다. 실용적인 그릇보다는 디자인 그릇으로서 매력 있는 제품 개발에 나섰다. 그의 첫 결과는 이번 DDP 브랜드 상품개발을 통해 완성한 화분이다. 이 화분은 1280℃ 불 속에서 하루 반나절 동안 구워진다.
재활용 흙을 사용한 제품 완성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국내에 선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세 디자이너는 최대한 비슷한 작업 과정을 찾아 연구하며 수차례 실험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다. 세 디자이너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기계로 찍어내던 당시, 압력이 높아 그릇이 자주 깨지곤 했는데 그때마다 재료에 석고 등을 보완해 다시 도전하고, 새로 틀을 잡아 나갔다.
세 작가가 화분에 이어 준비하고 있는 제품은 조명이다. 조명 역시 재활용 흙을 활용해 만들어질 예정이다. 김정엽 작가는 “앞으로는 실용성과 디자인, 그리고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제품 개발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제품이 낡아서 버려지더라도 결국 제품이 쓰레기가 아닌 다시 자연의 일부로 돌아갈 수 있는 긴 수명의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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