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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지주사 이사회도 장악…셀트리온그룹, 장남 ‘서진석’ 체제 굳어지나

셀트리온헬스케어 제외, 모든 그룹 계열사 이사회 중추 맡아
헬스케어 의장 맡은 차남 서준석 이사, 3사 합병 이뤄지면 의장 자리도 불확실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사진 셀트리온]
셀트리온 그룹이 최근 지주회사 통합 과정을 마치며 서정진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와 그룹 내 영향력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13일 셀트리온홀딩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서 수석부사장은 최근 합병이 완료된 통합 지주회사의 대표이사를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합병 과정에서 통합법인이 된 셀트리온홀딩스는 합병 전 셀트리온홀딩스의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합병된 두 법인의 전체 이사진을 봤을 때 큰 변화는 없다. 셀트리온홀딩스의 대표이사인 유헌영 부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대표이사를 겸직해왔고, 서 수석부사장 역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사내이사를 겸직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합병 법인의 대표이사를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라는 점에서 서 수석부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커졌다고 분석할 수 있다. 
 
서 수석부사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 서 명예회장을 대신해 셀트리온홀딩스 사내이사에 올랐고, 그룹의 주사업회사인 셀트리온과 국내 의약품 유통 법인인 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이와 함께 서 명예회장이 개인적으로 대량의 지분(68.93%)을 보유한 셀트리온스킨큐어와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에선 비상무이사로 이사회의장을 맡고 있다. 사실상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외한 모든 그룹 계열사에서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서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이 지분을 투자하며 지배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영국 바이오기업 ‘익수다 테라퓨틱스’에서도 지난 6월 이사회 멤버로 등재된 바 있다. 대부분의 계열사에 촘촘하게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서 수석부사장의 영향력이 커진 것과 비교할 때 이번 합병으로 그의 동생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의 그룹 내 영향력은 줄어들게 됐다. 서 이사는 올해 3월 은퇴한 서정진 명예회장 대신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사내이사로 합류했는데, 불과 6개월 만에 지주회사의 사내이사 자리를 내놓게 됐다. 셀트리온 그룹은 합병 추진 당시부터 합병 이후 피합병회사의 이사 및 감사의 지위는 해산 등기와 함께 소멸된다고 명시한 바 있다. 당초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에서 서 이사에게 주어진 역할이 합병 때까지로 한정됐던 셈이다.
 
2019년 이사로 승진, 셀트리온의 운영담당지원담당장을 맡았던 서 이사는 지난 3월 셀트리온에서 물러나고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옮겨 이 회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셀트리온과 함께 그룹의 주축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지만 이 역할이 얼마나 존속될지 미지수다. 향후 사업회사 3사 합병이 이뤄질 경우 합병 회사의 이사회 의장직을 서 수석부사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 수석부사장의 경우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소에 입사해 제품개발부문장으로서 회사 주요 제품의 연구개발(R&D), 임상 허가 등을 총괄했다는 주요 경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 서 이사는 이렇다 할 업적을 쌓지 못한 상황이다. 서 명예회장의 의중이 있다면 비상장 회사들의 사내이사에 진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상장 사업회사의 사업회사의 사내이사로 진입하기 위해선 소액주주들을 설득할 만한 ‘실적’이 필요해질 전망이다.
 
서 수석부사장과 서 이사는 아직 셀트리온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룹 지주사 체계가 완성되며 서 명예회장으로부터 자녀들로의 지분 승계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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