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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대우조선 수장 연임 가를 변수는?

실적·현안 두고 연임 가능성 뒤섞여

 
 
배재훈 HMM 대표이사. [연합뉴스]
배재훈 HMM 대표이사와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이들 경영인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해운업계에선 배재훈 대표와 이성근 대표의 연임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HMM 매각, 현대중공업‧대우조선 인수합병 등의 현안과 함께 회사 실적 등이 거론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배재훈 대표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3월 26일, 이성근 대표의 임기 만료일은 3월 29일이다. 지난 2019년 3월 HMM 대표에 선임된 배 대표는 지난해 흑자 전환 등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한 점 등을 인정받아 올해 1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다. 이성근 대표는 2019년 3월에 3년 임기로 대우조선 대표에 올랐다.  
 
배 대표는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 LG반도체, LG전자 등에서 일하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물류종합기업인 범한판토스(LX판토스) 대표로 재직하면서 물류 전문가란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1979년 대우조선해양 전신인 대우조선공업에 입사한 이후, 대우조선 선박해양기술연구소장, 중앙연구소장, 조선소장 등을 지냈다. 대우조선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힌다.  
 
조선‧해운업계에선 배 대표와 이 대표의 연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이들이 이끌고 있는 회사들의 실적이 거론된다. 실적 측면에선 배 대표와 이 대표가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HMM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 4조679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조1949억원이다. 증권사 예상대로 4분기 실적을 달성하면, HMM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 7조원에 근접하게 된다.  
 
반면 대우조선은 올해 조 단위 영업손실에 허덕이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대우조선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2393억원에 달한다.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선박용 후판 공급가 인상이 이뤄지면서 원가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수주 산업 특성상 이들 성과가 실제 실적에 반영되려면 최소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92억원이다. 내년 1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연합뉴스]

민영화‧인수합병 등 현안 여파는?

조선‧해운업계 등에선 HMM 매각, 현대중공업‧대우조선 인수합병 등의 현안이 배 대표와 이 대표의 연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회사의 실적이 대표의 경영 성과와 직결되는 것은 맞지만, HMM과 대우조선 모두 글로벌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아 실적만 갖고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논리다. 오히려 HMM 매각, 현대중공업‧대우조선 인수합병 등의 현안을 풀어낼 적임자로서의 평가가 연임의 주요 잣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HMM 매각 추진을 우회적으로 밝히긴 했으나, 재계와 해운업계 안팎에선 HMM 매각까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실적 상승 등으로 HMM 시가총액이 13조원을 넘어서는 등 덩치가 커진 데다, 해양진흥공사의 무보증 사모전환사채(CB) 전환권 행사로 산은과 해양진흥공사의 HMM 지분율이 7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HMM의 시총과 정부가 보유한 지분율 규모 등을 감안하면, 인수자를 찾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논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인수합병 전문가가 HMM 대표로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대표의 연임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인수합병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사 인수합병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되면, 인수자인 현대중공업이 이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게 되지만, 인수합병이 무산될 경우 이 대표의 연임 여부는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은의 몫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EU 경쟁 당국이 양사 기업 결합 승인을 거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아, 현재로선 무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EU 경쟁 당국은 내년 1월 20일 양사 기업 결합 심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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