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원자재 값 폭등 수주 싹쓸이....K-배터리 덮친 차이나 리스크

올해 말 니켈 값 지난해 평균보다 47% 이상 ↑
국내 배터리 3사 합쳐도 CATL 점유율보다 낮아

 
 
LG화학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화학]
주요 광물 가격 상승에 국내 배터리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 핵심 광물 대다수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중국 배터리 업체도 급성장하고 있어 '차이나 리스크'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니켈·코발트·망간 등 전기차 배터리 주 광물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 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 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t당 7만205 달러(약 830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가격 대비 약 120% 가량 오른 셈이다. 니켈 가격은 t당 2만295 달러(약 2410만원)까지 상승해 지난해보다 47% 이상 올랐다. 망간 가격도 t당 1615달러(약 190만원)로 37% 상승했다. 
 
배터리 주요 광물 중 대다수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광물 업체들은 호주 등에서 광물을 싸게 들여와 1차 가공을 거쳐, 화합물로 만든 후 납품한다. 수산화리튬·탄산리튬 등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화합물 1위 생산국은 중국이다. 
 
코발트의 경우 아프리카 콩고에 세계 매장량의 60%가 묻혀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가 코발트 화합물 등의 공급망을 대다수 점유하는 상황이다. 이는 중국의 탈탄소 전략, 공장 전력난, 원자재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에 따라 원료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는 의미다. 
 
 
핵심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결국 배터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도 2022년부터 원통형 배터리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가격이 오르는 건 원료 가격의 상승 때문"이라며 "원료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앞서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니켈이나 코발트, 망간 가격이 급등하는 건 세계작 추세”라면서도 “중국이 탈탄소 등을 이유로 수출 제한을 하고, 중국 내 전기차 수요가 높아지는 게 광물 가격 상승의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발 요소수 대란 등을 반면교사 삼아 특정 원자재나 원료에 집중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전망이라 광물 확보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 기업들이 투자선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 테슬라 발주 100만대 ‘독차지’

 
한편 국내 배터리업계를 위협하는 건 원료 가격 상승만이 아니다. 전 세계 배터리시장에서 중국 배터리회사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 배터리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는 국내 업체들이 주력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주행거리가 비교적 짧지만 가격 경쟁력 차원 등에서 완성차업체들의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다. 최근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기업들이 전기차 1위 미국 테슬라가 발주한 전기차 10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전량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이날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50.8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51.5GWh로, 중국 CATL(79.8GWh)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0.8%를 기록했다. 이는 CATL 1개 기업의 점유율(31.8%)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SNE리서치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 CATL과 BYD 등 중국계 기업의 공세에 밀려 다소 주춤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대거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항구 연구위원도 “중국 내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고, 양적 성장에서는 중국을 쫓아가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품질 측면에서 국내 배터리사들이 차별화하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美공화당 첫 성소수자 장관 탄생?…트럼프 2기 재무 베센트는 누구

2자본시장연구원 신임 원장에 김세완 이화여대 교수 내정

3“‘元’ 하나 잘못 보고”…中 여성, ‘1박 5만원’ 제주도 숙소에 1100만원 냈다

4'40세' 솔비, 결정사서 들은 말 충격 "2세 생각은…"

5"나 말고 딴 남자를"…前 여친 갈비뼈 부러뜨려

6다채로운 신작 출시로 반등 노리는 카카오게임즈

7"강제로 입맞춤" 신인 걸그룹 멤버에 대표가 성추행

8‘찬 바람 불면 배당주’라던데…배당수익률 가장 높을 기업은

9수험생도 학부모도 고생한 수능…마음 트고 다독이길

실시간 뉴스

1美공화당 첫 성소수자 장관 탄생?…트럼프 2기 재무 베센트는 누구

2자본시장연구원 신임 원장에 김세완 이화여대 교수 내정

3“‘元’ 하나 잘못 보고”…中 여성, ‘1박 5만원’ 제주도 숙소에 1100만원 냈다

4'40세' 솔비, 결정사서 들은 말 충격 "2세 생각은…"

5"나 말고 딴 남자를"…前 여친 갈비뼈 부러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