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화 시동 거는 AI 에듀테크 “입시 교육업계 뒤흔들 수도”
뤼이드, 웅진씽크빅에 AI 엔진 공급
메스프레소는 문제 데이터 바탕으로 강의·교재 제작
AI 에듀테크 스타트업들이 수익 내기에 팔 걷고 나섰다. 학생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파악해 학습과정을 설계하는 솔루션을 다른 교육업체에 제공하는 식이다. 또는 그간 모아 온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접 강의와 교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팔기도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들은 연구개발이나 트래픽 확대에 주력했다. 최근 상황이 바뀐 건 실적 부담 때문이다.
해외 에듀테크 기업들은 비대면 교육 흐름을 타고 매출을 크게 키워왔다. 단적으로 외국어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듀오링고는 2020년 매출액은 1억6170만 달러(약 1853억원)로 그 전해보다 129% 늘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그간 별다른 수익을 못 냈다. 인공지능 토익학습 서비스 ‘산타토익(현 뤼이드 튜터)’을 운영하는 뤼이드는 2020년 8월 선보였던 ‘산타공인중개사’ 서비스를 출시 1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종료했다. 에듀월·해커스 같은 기존 업체의 아성을 못 넘은 것이다.
뤼이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10월 일본 협력업체를 인수해 한국법인으로 만들었다. 이 업체는 2019년부터 뤼이드 튜터 일본 서비스를 맡아왔다. 일본 기업들도 채용할 때 토익 성적을 보는 만큼 사용자가 많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일본 진출 2년여 만에 해외 가입자 비중이 22%로 늘었다(지난해 12월 기준). 뤼이드 관계자는 “지난해 대만·베트남 등에도 진출했지만, 아직 비중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 비중 대부분이 일본이란 이야기다.
지난해 12월엔 웅진씽크빅과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뤼이드의 교육 인공지능 엔진인 ‘R-인사이드’를 웅진씽크빅의 중등 학습 플랫폼인 ‘스마트올 중학’에 공급하는 내용이다. 우선 영어 문법 서비스부터 시작한다. 학생 개개인의 영어 문법 수준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학습과정을 설계한다.
뤼이드는 그동안 국내외 교육업체와 서비스 실증에 나섰지만, 이번 건처럼 협약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국내 교육업체 중에선 웅진씽크빅이 처음이다. 뤼이드 관계자는 “영어 문법을 시작으로 서비스 범위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콴다와 입시학원 손잡으면 파급력 커”
입시학원들도 강사보다 콘텐트를 두고 경쟁한 지 오래다. 문제 하나에 얼마나 많은 학습 내용을 담아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대입 모의고사는 문제 하나를 만드는 데 100만원이 넘게 들기도 한다. 유명 대학의 석·박사 연구진을 총동원하기 때문이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최근엔 강의하지 않고 콘텐트만 개발해 학원에 독점 공급하는 업체가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스프레소가 대형 입시학원 중 한 곳과 손잡고 문제를 개발하면 다른 업체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저작권이다. 학생이 다른 교재에 나온 문제를 사진으로 찍고, 콴다 앱에 올렸을 때 해당 교재를 만든 출판사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 전송권·복제권도 저작권의 일부여서다. 이 때문에 매스프레소는 현재 학생이 콴다 앱에 문제를 올리고 나면, 앱에선 문제를 볼 수 없도록 처리해뒀다.
매스프레소 측은 해외에서 우선 콘텐트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베트남에서 교재를 냈다. 매스프레소 관계자는 “베트남은 교육열이 뜨거운 데 비해 학생들이 풀만 한 문제집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 수준으로 문제집의 질을 끌어올리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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