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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요금 낮춘다는데…‘사실상 인상’ 주장 나오는 이유

지난달 30일 프로모션 종료, 요금제 개편 발표
현재 정상요금보단 낮지만 프로모션 요금보단 높아

 
 
쿠팡이츠의 배달 파트너들. [사진 쿠팡이츠]
배달주문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가 요금제를 개편한다. 현재보다 주문 건당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를 더 낮추겠다는 취지다. 사실이라면 배달의민족과 벌이고 있는 단건 배달 서비스 경쟁에 쐐기를 박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런데 점주들은 이번 개편을 요금 인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쿠팡이츠가 26개월 동안 연장해온 중개수수료 및 배달료 할인 프로모션을 1월부터 끝내기 때문이다. 개편 요금을 적용하면 프로모션 때보다 비싸진다.  
 
쿠팡이츠가 지난해 12월 30일 밝힌 개편 요금제는 이렇다. 
 
점주가 본인의 사업 형태에 따라 네 가지 요금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주문 건당 판매단가가 높은 매장은 중개수수료 부담을 낮춘(15%에서 7.5%로 인하) ‘수수료 절약형’을 ▶판매단가는 낮지만, 주문이 많은 매장은 배달료 부담을 낮춘(6000원에서 최대 2900원까지 인하) ‘배달비 절약형’을 적용하면 된다.  
 
중개수수료와 배달료 모두 조금씩 낮춘 요금제를 찾는다면 ‘수수료 일반형’을 택하면 된다. 기존 요금제보다 중개수수료는 9.8%로, 배달료는 5400원(고객과 점주 분담)으로 낮췄다. 이밖에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를 하나로 묶어 주문 건당 27%를 내는 ‘배달비 포함형’도 있다. 쿠팡 측은 “다음 달 3일부터 서울지역 매장을 대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하 폭이 커 보이지만, 점주들이 보기엔 그렇지 않다. 그동안 프로모션 혜택으로 건당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료 5000원만 내왔기 때문이다. 원래 사용요율인 중개수수료 15%에 배달료 6000원보다 저렴하다. 쿠팡은 원래 사용요율을 기준으로 요금을 인하했다고 말하지만, 점주 입장에선 프로모션 혜택을 받을 때보다 내야 할 돈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K사의 최저가 메뉴(1만9500원)을 주문한다고 해보자. 프로모션 기간 동안 점주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를 합쳐 6000원을 쿠팡이츠에 내면 됐다.  
 
반면 ‘수수료 일반형’을 적용하면 중개수수료 1911원(음식 값의 9.8%)과 배달료 5400원을 내야 한다. 1311원 더 비싸다. K사에 따르면, 가맹점마다 매일 평균 110마리를 판다(2020년 기준). 모든 주문을 쿠팡이츠로만 받는다고 하면, K사 가맹점은 지금보다 매일 14만4210원을 더 내야 한단 계산이 나온다.  
 

배달의민족 ‘배민1’과 출혈경쟁 끝낼까

배달료 일부를 고객과 분담하고, 상황에 맞는 요금제를 택하면 액수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프로모션 혜택을 받을 때에 비하면 총액이 느는 건 불기피해 보인다.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점주들이 매달 10만~20만원씩 부담이 늘 거라고 하소연하는 건 이런 사정 때문이다.
 
물론 쿠팡이츠가 이번 개편으로 폭리를 가져간다고 볼 순 없다. 그간 배달료의 일정액을 쿠팡이츠에서 부담해왔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배달료는 배달 거리와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는데, 고객과 점주가 부담하는 액수 최대치인 5000원 안쪽으로 책정되는 경우는 드물다. 지금까진 배달의민족의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one)’과 경쟁하느라 출혈을 감당해온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개편으로 배달 앱 간 출혈경쟁이 잦아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배달의민족 역시 90일 단위로 자동 연장해왔던 배민1 프로모션을 30일 자동 연장으로 바꿨다. 업계에선 프로모션을 종료할 거란 신호로 보고 있다. 배민1 역시 프로모션 기간 동안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료 5000원을 받아왔다. 쿠팡이츠와 같은 수준이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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