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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새 회계기준 도입’ 1년 앞으로…사라진 저축보험 신상품

새해 첫날, 생보사들 보장성보험 대거 출시
내년 1월 IFRS17 도입 앞두고 부담되는 저축성보험 판매 줄이는 분위기
은행 금리 상승 속 저축보험 ‘고금리 메리트’도 하락세

 
 
[연합뉴스]
새 국제회계기준(IRFS17) 도입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해 보험사들의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새 회계기준 하에서는 받은 보험료를 나중에 돌려줘야 할 저축성보험을 팔면 팔수록 보험사들에게 재무적인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고금리 저축보험을 대거 판매한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더욱 줄여 내년 도입될 IFRS17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보장성보험 출시 봇물…저축보험 판매 감소세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생보사들은 전략적으로 기존 상품에 차별화를 더한 종신보험,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한화생명은 생애주기에 맞게 보장내용을 변경할 수 있는 '평생동행 종신보험'을, 교보생명은 업계 최고 수준의 건강보장을 더한 ‘교보실속있는평생든든건강종신보험’을 출시했다. NH농협생명도 '더좋아진NH종신보험'과 '생활비든든NH치매보험' 등 신상품 2종을 내놨다.
 
동양생명은 고객이 원하는 보장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수호천사간편한(335)내가만드는보장보험'을,  ABL생명은 사망보험금을 미리 받아 생활비 등으로 활용하는 'ABL건강드림선지급GI종신보험'을 출시했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도 신용생명보험인 '(e)대출안심 보장보험'을 선보였다.
 
[사진 한화생명]
[사진 교보생명]
 
이밖에 다른 생보사들도 이달 중 암보험, 변액보험 등 보장성보험 출시를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새해 첫날에는 보험사들의 신상품 출시 행렬이 이어진다. 매년 1월과 4월은 공시이율과 예정이율이 변경되는 시점으로 해당 이율 확정 후 보험사들이 상품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축보험 신상품은 전무했다.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보험 판매를 줄이고 있어서다.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가 원가에서 시가 평가로 바뀐다. 암, 종신, 변액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받은 보험료를 돌려주지 않지만 저축성보험은 만기 시 받은 보험료를 가입자에게 돌려준다. 부채가 시가 평가로 바뀌면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받은 저축보험료가 모두 부채로 인식된다. 결국 자본건전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어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이 예고됐던 3~4년전부터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여왔다.  
 
[자료 생명보험협회]
 
실제로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매년 하락세를 타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수입료는 2017년 38조8776억원에서 2019년 31조7280억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40조5658억원에서 43조2084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0월까지 저축보험 수입보험료는 27조7853억원에 그치며 2020년(34조8330억) 대비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성보험은 보유계약액도 2017년에 530조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10월 기준, 443조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 보유계약액은 1915조원에서 1937조원으로 증가했다.  
 
저축성보험은 비교적 고액의 수입보험료를 거둘 수 있어 보험사들이 몸집을 불리는 용도로 많이 활용해왔다. 특히 2010년대 초반에는 외국계 생보사들이 국내에 진출하며 몸집을 불리기 위해 보험료 수입 비중이 높은 저축보험을 대거 팔기도 했다. 
 
또한 2~3년전에는 매각과정에서 고평가를 받기위해 전략적으로 저축성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사라지는 분위기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몇 년전에는 온라인용으로라도 저축보험 신상품을 내놨지만 이제는 기존 판매 상품을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영업채널에서도 보장성보험 위주로 판매 시책(영업 인센티브)을 제공하고 있다"며 "새 회계기준 하에서 자본건전성에 부담을 주는 저축보험 판매를 전략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 금리 오름세…저축보험 경쟁력 약화 

생보사들이 판매 중인 기존 저축보험 상품의 경쟁력도 약화될 분위기다. 보험사 저축보험 상품은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내세워 가입자들을 유치해왔지만 최근 금리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서다.
 
시중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1% 아래로 급격히 하락한 반면, 보험사 공시이율은 하락세를 보이면서도 2%대는 유지해 왔다. 공시이율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 가운데 사업·운영비 등을 제외한 보험료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말한다.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만기 환급금이 줄어들게 된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에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에 따른 역마진 우려가 커져 공시이율을 하향조정해왔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가 인상되며 은행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1%대에 머물던 금리는 지난해 2%대로 올라선 상황이다. 
 
이달 소폭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생보사들의 공시이율은 2.2~2.4%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은행권 예금금리가 더 상승세를 타면 금리 격차가 좁혀져 보험사 저축보험 상품의 경쟁력도 약화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올랐기 때문에 보험사들도 올해 공시이율을 좀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전략적으로 저축보험 판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에 공시이율을 크게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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