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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천·노원 등 급등하던 아파트 값 ‘주춤’…무슨 일이?

지방·수도권·서울 최고 상승 지역 하락 조짐
대출규제·금리인상 등 영향…3월 대선 변수 촉각

 
 
서울 아파트 빌딩숲 모습. [중앙포토]
 
최근 몇 년 간 큰 상승률을 보이던 주요 지역 아파트 값이 주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강력한 대출규제, 금리인상, 단기 급등 피로감 등으로 거래가 잠시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긴 하지만, 혹시나 장기 하락의 신호가 될까 긴장하는 눈치다.
 
우선 지난 2020년 지방 아파트 값 상승을 견인했던 세종특별시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는 1월 첫째주 매매가격 상승률이 -0.41%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넷째주 이후 2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2020년만 해도 세종시 아파트값은 44.93% 올라, 전국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행정수도 이슈 등이 세종시 집값 폭등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신규 입주 물량이 많아지며 매물이 적체 된데다가,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직격탄을 맞았다.  
 

2020년 급등 세종, 몇주째 하락…인근지역까지 번져    

올해도 7000가구 대규모 분양이 예정돼 있어 집값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신도심에 아파트 7027가구가 새로 공급되고, 3920가구가 준공된다. 공급되는 물량 중 분양은 4142가구, 임대는 2885가구다. 준공하는 아파트는 분양 2085가구, 임대 1835가구다.  
 
세종시의 집값 하락세는 인근 대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전 아파트값은 지난주 보합에서 1월 첫째주 -0.06%로 하락 전환됐다. 대전 아파트값 하락은 2019년 4월 15일(-0.03%)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대전시는 세종시의 집값 급등의 영향으로 2020년 전국 집값 상승률 2위를 기록하며 크게 뛰었다. 하지만 최근 세종시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신규 입중 물량 등의 영향을 받으며 하락세를 보였다. 대출 규제 강화에 매수세가 위축된 탓도 있다.  
 
대전, 세종, 대구 등 지방 주요 도시 하락세에 이어 수도권 아파트 값도 주춤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값은 1월 첫째주 0.03% 올랐으나 상승폭이 지난 주(0.04%)보다 축소되며, 13주 연속으로 오름폭이 줄었다.  
 
특히 2021년 30% 이상 급등하며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힌 인천 아파트값 역시 심상치 않다. 지난주(0.09%) 대비 1월 첫째 주 0.07%로 상승폭이 둔화돼서다. 8개구 중 5개구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중 인천 아파트 값 상승을 견인하던 연수구 송도동의 아파트 인기도 시들해지고 있다. 인천 연수구 아파트 값은 0.02% 오르며,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이번 주까지 8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실제 연수구 지역은 아파트 하락 거래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더샵하버뷰(D13)의 전용면적 147.823㎡형은 2020년 8월 16억60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됐으나, 두 달 뒤인 10월엔 13억6000만원으로 3억원이나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또 연수구 ‘송도아트윈푸르지오’는 2020년 9월 전용면적 84.98㎡형이 10억5000만원에서 두 달 뒤인 11월 9억5000만원으로 1억원 하락 거래됐다. 이와 함께 이 지역 분양 시장도 주춤한 상태다. 최근 1순위 청약에서 경쟁률이 높았던 단지에서 미계약이 발생하고, 수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단지도 나타났다.  
 

2021년 급등했던 인천·서울 노원구도 하락 조짐  

지방 및 수도권의 최고 상승지역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노원구가 눈에 띈다. 노원구는 1월 첫째주 아파트 값이 0.03% 올랐으나 지난 주(0.04%) 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실제 노원구 아파트단지에서는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동양엔아파트의 전용면적 84.88㎡형은 2021년 9월 10억원에 거래됐지만 2달 뒤인 10월엔 8억3000만원으로 1억7000만원이나 하락 거래됐다. 또 상계동 노원현대 84.78㎡형은 2021년 9월 8억8700만원서 3달 뒤인 12월엔 8억2000만원으로 약 6000만원 하락 거래됐다.  
 
노원구는 도시정비 사업과 학군 수요, 교통 개발 호재 등이 맞물리며 2021년 서울 25개 구 중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다. KB국민은행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해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16.40% 상승한 가운데, 노원구의 상승률이 23.64%로 가장 높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노원구는 2021년 12월 넷째 주까지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9.83%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노원구는 중저가 단지가 몰려 있어 2030 세대의 ‘패닉바잉’이 아파트 값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37.2%였던 2030 매입 비중이 2021년 49.2%로 12%p 급등하며 서울지역 중 최다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담보 대출이 가능한 시세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영끌’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세값까지 하락한다면 전세를 끼고 매수한 갭투자가 계약 만기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 전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지역 투자 중에는 전세를 끼고 추가 대출을 받아 갭투자를 한 젊은 층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많이 오른 지역이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돈 줄을 막아 놓은 영향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고, 수요자들이 금리 인상 부담으로 집을 사려고 나서지 않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3월 이후 대선이 끝나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후보에 따라 규제나 세금이 더 강화되면 시장이 안정화 될 것이고, 반대로 규제가 완화에 따른 기대감에 다시 또 반등할 가능성은 있는데 그 시기는 올 가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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