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채권단 끄덕일 자금조달계획 내놓을까
평택공장 부지 담보 5000억원 확보
채권단 내부선 여전히 의구심 눈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자동차와 인수합병 투자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그간 시장에서 제기돼왔던 쌍용차 인수 무산 우려 등도 어느 정도 잦아들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 관한 의구심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쌍용차 채권단 내부에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운영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1년 내에 갚아야 할 빚만 1조3000억원인데...
문제는 인수 대금과 별개로 인수 후 채무 변제 등 쌍용차 운영 자금으로 투입해야 하는 1조원 안팎의 돈이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향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에 운영 자금 마련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담지 못한다면, 쌍용차 인수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채무 변제 등에 필요한 자금 조달 계획이 부실하면,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의 동의를 얻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쌍용차의 유동부채(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만 1조3000억원이 넘는다.
물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회생계획안이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된다 하더라도,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할 수도 있다. 법원이 회생 절차를 종료하고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 상당한 파열음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강제 인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법원은 지난 2009년에 쌍용차 회생계획안이 관계인 집회에서 부결됐으나, 쌍용차 파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장 등을 감안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이 ‘핵심’
올해 초에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측이 이탈하면서 자금 조달에 관한 의구심도 커졌다. 이후 KCGI 측이 단독 FI로 나서면서 “글로벌 투자자에 3000억원 이상의 자금 확보에 관한 구두 확약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자금 조달 논란을 진화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은 에디슨모터스와 KCGI 증자 등으로 2000억원을 조달하고,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금융사로부터 5000억원을 빌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을 자신하는 이유는 쌍용차 인수 대금을 통해 채권자 빚을 변제할 경우 기업회생 절차에 따라 장‧단기 차입금 등 기존 금융부채 일부를 탕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 탕감으로 평택공장에 대한 금융사 담보 설정이 사라지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도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과 관련해 “인수‧운영 자금을 투입해 쌍용차 자산을 건전 자산으로 만든 뒤, 이후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요청한다는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과 완성차업계 등에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밝히고 있는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분위기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자금 확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을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자로부터 어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쌍용차 자산을 통해 쌍용차를 인수하는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제시한 자금 조달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채권단 관계자는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 계획을 빼면, 사실상 자금 조달에 관한 모든 부분은 베일에 싸여 있다”며 “현재로서는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회생계획안이 채권단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권한대행마저 탄핵 가결...경제계 "불확실성 커져"
2매일유업, 이인기·곽정우 대표 신규 선임...3인 대표 체제로
3취미도 온라인으로...여가활동 만족도 8년만 최고
4FBI, 3년 전 "코로나19, 실험실서 만들어져" 결론 내려
5민주당 "최상목, 속죄하는 마음으로 직무 임해야"
62025년 가장 여행 가고 싶은 국가 1위는 '일본'
7투자자 45% 올해 암호화폐 첫 투자...가장 많이 산 코인은
8최상목 권한대행 "국정 혼란 최소화해야...안정에 최선"
9청도군, '청년성장-직장적응' 성과 평가 최우수등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