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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 채권단 끄덕일 자금조달계획 내놓을까

평택공장 부지 담보 5000억원 확보
채권단 내부선 여전히 의구심 눈길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모습. [연합뉴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자동차와 인수합병 투자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그간 시장에서 제기돼왔던 쌍용차 인수 무산 우려 등도 어느 정도 잦아들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 관한 의구심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쌍용차 채권단 내부에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인수‧운영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1년 내에 갚아야 할 빚만 1조3000억원인데...

11일 완성차업계 등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전날 쌍용차와 인수합병 투자 본계약을 체결하고 서울회생법원에 허가를 받았다. 인수 대금 3048억원의 10%를 계약금으로 납부한 상태다.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회생계획안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기일 5영업일 전에 납입해야 한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3월 1일이다. 완성차업계 안팎에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인수 대금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인수 대금과 별개로 인수 후 채무 변제 등 쌍용차 운영 자금으로 투입해야 하는 1조원 안팎의 돈이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향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에 운영 자금 마련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담지 못한다면, 쌍용차 인수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채무 변제 등에 필요한 자금 조달 계획이 부실하면,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의 동의를 얻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쌍용차의 유동부채(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만 1조3000억원이 넘는다. 
 
물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회생계획안이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된다 하더라도,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할 수도 있다. 법원이 회생 절차를 종료하고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 상당한 파열음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강제 인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법원은 지난 2009년에 쌍용차 회생계획안이 관계인 집회에서 부결됐으나, 쌍용차 파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장 등을 감안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4월 쌍용차 로고가 새겨진 유리문 넘어 보이는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 [연합뉴스]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이 ‘핵심’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지난해 10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본계약을 체결한 현재까지 인수‧운영 자금 조달에 관한 잡음은 끊이질 않았다. 당초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은 자금 조달 방안과 관련해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KDB산업은행(산은)에 7000억~8000억원의 대출을 신청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산은이 '대출 불가'를 못 박았기 때문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에디슨모터스가 산은의 지원 없이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쌍용차 인수를 위한 대출은 불가하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올해 초에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측이 이탈하면서 자금 조달에 관한 의구심도 커졌다. 이후 KCGI 측이 단독 FI로 나서면서 “글로벌 투자자에 3000억원 이상의 자금 확보에 관한 구두 확약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자금 조달 논란을 진화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은 에디슨모터스와 KCGI 증자 등으로 2000억원을 조달하고,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금융사로부터 5000억원을 빌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을 자신하는 이유는 쌍용차 인수 대금을 통해 채권자 빚을 변제할 경우 기업회생 절차에 따라 장‧단기 차입금 등 기존 금융부채 일부를 탕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 탕감으로 평택공장에 대한 금융사 담보 설정이 사라지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도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과 관련해 “인수‧운영 자금을 투입해 쌍용차 자산을 건전 자산으로 만든 뒤, 이후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요청한다는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과 완성차업계 등에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밝히고 있는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분위기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자금 확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을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자로부터 어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쌍용차 자산을 통해 쌍용차를 인수하는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제시한 자금 조달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채권단 관계자는 “평택공장 부지 담보 대출 계획을 빼면, 사실상 자금 조달에 관한 모든 부분은 베일에 싸여 있다”며 “현재로서는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회생계획안이 채권단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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