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인수합병 EU 반대로 무산…"LNG 운반선 독점"
지난해 양사 글로벌 LNG선 수주율 60% 웃돌아
유럽연합(EU)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에 반대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을 문제로 삼았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2019년 12월 기업결합심사를 시작한 이후 3년간 끌어온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M&A는 사실상 무산됐다.
우리 기업끼리 합병하는 형태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조선 업체가 수주 영업을 하려면 각국 반독점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의의 전신인 현대중공업의 합병도 EU를 비롯한 6개국의 기업결합 심사 통과가 필요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중국·싱가포르가 양사의 합병을 승인했지만 한국과 일본, EU의 승인이 남아있었다. 이 가운데 EU가 양사 합병에 반대한 것이다.
EU가 합병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의 독과점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글로벌 LNG 운반선 대부분(87%)은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수주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만으로도 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EU는 합병한 회사가 LNG 선박 가격을 인상하면 유럽 선사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주체인 현대중공업그룹은 EU 발표 직후 “EU 공정위원회 결정은 비합리적이고 유감스럽다”며 “향후 최종 결정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EU 법원을 통한 시정요구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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