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LG엔솔 청약 실패자금 ‘7조원’…다시 은행으로
5대 은행서 18~19일 발생한 신용대출 7조원
LG엔솔 공모주 청약 끝나자 그대로 은행에 돌아와
국내·외 증시 조정 받자 빚투 못한 분위기
갈 곳 잃은 7조원이 은행으로 돌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청약 영향에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이 18~19일간 7조원 증가했지만, 청약이 끝나자마자 다시 7조원이 은행으로 들어왔다. 투자자들이 공모주로 배정받지 못한 투자금을 빚투(빚내서 투자)보다는 은행 예금에 예치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21일 신용대출 잔액은 13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LG엔솔 공모주 일반 청약이 마감된 지난 19일과 비교하면 7조원700억원 감소했다. 이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LG엔솔 공모주 일반 청약이 있기 전날인 17일(139조2800억원) 수준으로 돌아왔다.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21일 49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19일 전보다 6조9200억원 감소했다. 19일에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56조4000억원으로, 이틀간 7조100억원(14.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은행을 나갔던 대출 자금 대부분이 그대로 돌아온 모습이다.
수시입출금 통장 등 요구불예금도 21일 701조2000억원으로 19일보다 13조6000억원이 늘었다. LG엔솔 공모주 청약이 끝난 20일에는 740조5000억원까지 늘어나 하루만에 53조원 불어났다.
LG엔솔 공모주 일반 청약이 있었던 지난 18~19일 양일간 5대 은행에서 발생한 신용대출 잔액은 총 6조9800억원이다. 19일 하루에만 전날 대비 5조5000억원(3.99%) 늘었다.
은행업계는 신용대출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을 글로벌 배터리 업체인 LG엔솔이 주식 시장에 데뷔한 영향으로 봤다. 기관의 수요예측에서 주문 규모가 1경5000조원에 달해 일반 투자자들의 빚투·영끌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LG엔솔 공모주 일반 청약 전까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감소하는 중이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월 3일 139조6000억원에서 1월 17일 139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 대표주관사인 KB증권, 공동주관사인 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 인수사인 미래에셋증권·신영증권·하나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로 모인 청약 증거금은 114조600억원으로 나타났다. 청약 증거금 사상 최고액인 SK아이테크놀로지의 80조9017억원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탓에 투자자 1명에게 돌아간 공모주 몫은 1주 안팎으로, 일부 증권사에서는 청약한 투자자 10명 중 7명이 1주도 못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투자자들이 대기 자금을 조정을 받는 국내·외 주식시장보다는 은행에 예치했다는 분석이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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