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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HDC현대산업개발, 'Big 5' 사업 추진 가능할까?

[HDC현산 앞날은⑤]
광운대‧공릉역세권‧용산 철도병원 사업 지연 가능성↑
잠실 마이스‧청라의료복합타운, 컨소 자격 유지 불투명
김해 데이터센터 사업, 건설 면허 박탈시 사업자 선정 변경 검토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부지 전경. [사진 한화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창사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건설업 면허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고, 브랜드 평판도 추락하면서 수주 중단은 물론 프로젝트 지연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운을 걸고 추진하던 '빅(big)5' 사업들까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실적과 재무구조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규모(사업비)가 큰 사업장 5곳은 광운대역세권(약 2조5000억원), 청라 의료복합타운(약 2조4000억원), 잠실MICE(약 2조1600억원), 용산 철도병원부지(약 5000억원), 김해 데이터센터(약 5000억원), 공릉역세권(약 2000억원) 등이다. 이 중 광운대역세권 개발·공릉역세권 개발·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은 자체사업, 청라 의료복합타운·잠실MICE 등은 컨소시엄 참여 사업, 김해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은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사업이다.
 
우선 광운대·공릉역세권 개발사업과 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자체적으로 부지를 사들여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사업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었으나 광주 사고로 일정이 뒤로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광운대 주변을 주거·업무·판매·문화 등 복합 기능을 갖춘 동북권의 새로운 경제거점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공릉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 지하철 7호선 공릉역 인근에 주택 400여가구와 문화·스포츠·창업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65-154번지 일대 1만948㎡ 부지를 개발한다.
 
하지만 인천 청라 의료복합타운, 잠실 마이스, 김해 데이터센터 등 복합개발사업은 사정이 다르다. 컨소시엄을 이루거나, 협약을 통해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서다. 광주 붕괴 사고 징계에 따라 구성원 자격 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정지나 등록말소 처분을 받을 경우 수주중지, 도급 계약 해지에 따른 수주잔고 감소, 분양 지연 및 취소에 따른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향후 채권 발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원활하지 않으면 자체개발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타사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현장의 경우 착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발주처의 시공사 변경 요구 시 시공사 교체 기간뿐 아니라, 인허가, 설계 부문에서도 새로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DC현산, 잠실 마이스 컨소 지분 20% 보유…중징계 시 배제될 수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의 청라의료복합타운 예상 조감도. [사진 HDC현대산업개발]
 
특히 사업비가 2조원 이상에 달하는 잠실 마이스와 청라의료복합타운 복합개발사업을 HDC현대산업개발이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사업비 2조4000억원 규모로 청라국제도시 26만㎡ 부지에 800병상 규모 대학병원급 종합병원, 바이오 연구 시설 등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서울아산병원, 하나은행, 카이스트, KT&G 등) 구성원으로 참여해 지난해 7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지난해 12월 사업협약을 맺은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 가운데 병원과 일부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설에 대한 공사를 담당하는 건설투자자(CI)다. 당초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이번 광주 사고로 예정대로 공사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잠실 마이스는 사업비 2조16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부지에 전시·컨벤션, 야구장 등 스포츠·문화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한화건설, 하나금융투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컨소시엄 지분 20%를 보유하며 한화건설(39%)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김해 데이터센터는 김해 부원동 564-1 일원 3만 1100㎡ 부지에 NHN김해데이터센터와 800여가구 규모 주상복합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 주무관청인 김해시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오는 5월 착공에 들어가 2024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김해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김해시는 이번 광주 붕괴 사고에 대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처분 수위에 맞게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건설 면허 박탈 등 중징계를 받을 경우 사업자 선정 변경 절차를 거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잠실 마이스의 경우 아직 서울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하기 이전 단계로 구체적인 징계 수위가 결정돼야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하는 데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 걸린다"며 "서울시와 잠실 마이스 우선협상대상자 컨소시엄은 아직 협상 착수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고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잠실 마이스 사업을 진행 중인 것을 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실시협약을 체결해야 한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이 장기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협약 체결 자체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HDC현대산업개발 때문에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 컨소시엄 구성원을 교체하든지 기존 컨소시엄 구성원이 지분을 늘리고 역할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실 마이스 사업의 주무관청인 서울시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붕괴 사고의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고 징계 수위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사고 조사 결과와 처분 결과가 나오면 우선협상대상자 컨소시엄과 협상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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