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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도 여전한 비트코인 시세…엘살바도르 뚝심은 통할까 [위클리 코인리뷰]

1일까지 상승세 타던 암호화폐, 2일부터 하락 전환
메타 '어닝쇼크'로 美증시 폭락, 비트코인 시세는 4500만원대 유지
엘살바도르, IMF 권고 거부 "비트코인 법정통화화 변동 없다"
암호화폐 열풍 식었나…4대 거래소 예치금 하락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스크린에 비트코인 차트. [연합뉴스]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2일 매도물량이 늘면서 하락 전환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 발표로 미국 증시가 4거래일 연속 상승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진 못한 분위기다. 최근 암호화폐 열풍이 식으면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예치금은 석달 전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 코인 시세:상승하던 비트코인 하락 전환

지난 4일 업비트 기준 1월31~2월4일 비트코인 시세(오전 9시 종가 기준)는 최저 4551만원(2일·수요일), 최고 4776만원(1일·화요일)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1월29~2월1일)부터 비트코인은 4거래일 연속 4700만원대에 마감(9시 종가 기준)하며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2일부터 가격이 하락세를 탔고 결국 4500만원대로 내려왔다.  
 
[자료 업비트]
 
시가총액 TOP5 코인(솔라나·이더리움·리플·에이다)들도 2월1일,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2일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솔라나는 지난달 21일 이후 약 열흘만에 13만원대로 마감했지만 이내 12만원대로 떨어졌다.  
 

주간 이슈①:美증시 폭락했지만 비트코인 4500만원대 유지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의 '어닝쇼크'로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8.17포인트(1.45%) 내린 35,111.16에 거래를 마쳤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회장이 새 사명 메타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페이스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1.94포인트(2.44%) 떨어진 4,477.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8.73포인트(3.74%) 급락한 13,878.8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애플,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의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메타의 실적 부진으로 상승세가 중단된 모습이다.
 
지난 2일(현지시각)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메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336억7000만달러(약 40조7000억원), 주당 순이익은 3.6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34억달러와 3.84달러를 하회했다. 일일 활성 사용자 수와 월간 활성 사용자 수도 각각 시장 예상치보다 각각 2000만명, 4000만명 적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낮은 전망을 내놨다. 메타는 올해 1분기 매출을 270억∼290억 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치 301억5000만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다.
 
결국 메타의 주가도 이날 하루에만 26.4% 폭락했다. 메타의 부진이 미국 증시 전반을 끌어내린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세는 미국 증시 하락 마감에도 상승세를 보였다. 3일 오후 미국 증시가 마감한 이후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 5시 기준, 4490만원대를 기록하던 비트코인은 이때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오전 8시, 4580만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금리인상 기조 등으로 향후 코인 투자 심리가 살아날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동유럽에 파병하기로 발표하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카자흐스탄에 이어 세계 3대 비트코인 채굴국이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러시아 침공 우려' 속 훈련하는 우크라이나 민방위 부대.[ AP=연합뉴스]
 
각국의 금리 인상 도미노도 이어질 기세다. 지난 3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고 "물가상승률이 관리 목표치인 2%에서 안정화될 수 있도록 적절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언제든 금리 인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긴축을 예고한 미국 연준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기대만큼 물가가 빨리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책 당국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이날 열린 연준 이사 지명자의 발언도 암호화폐 시세에는 악재다. 다우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리사 쿡 연준 이사 지명자는 연준의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경로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연준의 경로에 현재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쿡 지명자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일이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말에 동의한다"라며 "높은 인플레이션은 모든 미국인의 생활 수준을 높이고, 광범위한 공동번영으로 이끄는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확장세에 거대한 위협이다"라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 지명자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주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주간 이슈②:IMF 권고에 콧방귀 낀 엘살바도르

엘살바도르가 국제통화기금(IMF)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사용을 취소하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지난해 11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비트코인 행사에서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을 밝히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지정을 중단하라는 IMF의 권고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현지 TV 방송에 출연해 "어떤 국제기구도 우리에게 무엇을 할지 강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주권"의 문제라며 "국가들은 주권 국가이며, 공공정책에 대한 주권적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IMF는 성명을 내고 "금융안정성·건전성·소비자보호 등에 큰 위험이 있다"며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지위를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
 
IMF 일부 이사진은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비트코인 연동 채권 발행 계획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화해 자국을 금융혁신과 여행의 중심지로 만들어 수천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한다. 
 
또 그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국채를 발행해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트코인 도시' 건설 예정지는 엘살바도르 남부 태평양 연안의 콘차과 화산 인근으로, 화산 지열로 도시에 전력을 공급하고 비트코인도 채굴할 것이라고 부켈레 대통령은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 도시엔) 주거지, 상업시설, 박물관, 공항 등이 모두 들어설 것"이며 "10%의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는 재산세, 소득세 등 다른 세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세계 투자자들을 향해 "이곳에 투자하고 원하는 만큼 돈을 벌어가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이 세계 110위권으로 '가난한 나라' 축에 속한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하는 중이다. 
 
한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최고경영자(CEO)는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가 오히려 비트코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세일러 CEO는 지난 2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적인 규제를 명확히 하는 것은 기관의 암호화폐 채택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가 비트코인에 오히려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가 명확화될수록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투자가 확대될 수 있고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점은 빅테크와 대형 금융사, 그리고 전 세계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디지털 자산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기술적, 경제적, 도덕적, 정치적으로 건전한 길로 가고 있다. 그것이 바로 비트코인"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알려진 세일러 CEO가 이끌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민간기업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간 거래소:열풍 식으니, 예치금도 '뚝'

지난해 연말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코인거래소에 예치된 돈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가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예치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6310억원으로 집계됐다.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CI. 이들 4대 암호화폐 거래소는 모두 ″ [사진 각 사]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해 9월24일(9조2000억원)보다 1조5690억원(17.1%) 줄어든 것이다. 거래소별 예치금은 업비트 5조9120억원, 빗썸 1조4536억원, 코인원 2963억원, 코빗 691억원 순이었다.
 
예치금 감소는 지난해 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말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연준의 긴축 예고 등의 이슈가 쏟아진 바 있다. 지난해 10월 한달간 비트코인 가격은 15% 상승했지만 11월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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