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택치료 문제 '산소포화도 측정’…해법 나왔나
반지 닮은 산소포화도 측정기 ‘카트원 플러스’
손가락에 끼고 있으면 상시 측정해 병원에 전송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환자에 500대 대여 검토
지난 4일 코로나에 감염돼 1주일간 재택치료를 받았던 고등학교 2학년 송모(17)군이 격리해제 나흘 만에 숨지는 일이 있었다. 송군은 사망 전날인 3일 재택치료 관리 병원에 ‘숨이 차다’고 호소한 후에야 병원 측은 ‘산소포화도를 측정해 보라’고 말했다. 측정 결과 수치가 매우 낮은 응급 상황이었다.
산소포화도는 코로나 중증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수치가 낮으면 산소가 온몸에 잘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산소포화도가 94% 밑으로 떨어지면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그만큼 코로나 환자에게 있어 산소포화도 측정기의 역할이 크다.
그런데 재택치료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선 이 측정기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무엇보다 환자가 직접 수치를 재고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몸에 이상을 느껴 측정했을 때는 송군처럼 상태가 이미 나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위급상황에선 측정마저 어려울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지난 1월부터 병원 내 코로나 환자가 반지처럼 끼고 있으면 산소포화도를 계속 측정하는 헬스케어 기기를 착용하도록 했다. 측정한 데이터는 병원 측에 자동으로 전송된다. 기기 도입을 주도한 오성진 심장내과 교수는 “산소포화도를 자동으로 잰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 기기는 심전도(ECG)센서와광학센서(PPG)를 사용해 심박 수와 심전도,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에서 2017년부터 5년간 개발해 내놓은 반지형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카트원 플러스’다.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품목 허가도 받았다.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재택치료 키트에 들어있는 손가락형 산소포화도 측정기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손가락형 측정기는 불량률이 높았다. 산소포화도가 위험 수치인 95% 이하로 나와도 담당 병원에서 “다시 측정해보라”고 안내할 정도였다. 오 교수는 “국내의 우수한 제조역량 덕분에 신뢰성 높은 기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일산병원 측은 확보한 기기 500여 대를 재택치료 일반관리 군 환자에게 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체 측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병원을 찾는 코로나 환자에게 대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방역당국 지침이 바뀌면서 60세 미만에 먹는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아니라면 일반관리 군으로 분류돼 별도 모니터링 없이 재택치료를 받게 됐다. 재택치료 환자가 올해 첫날(2만5728명)과 비교하면 열 배 가까이 느는 등 방역 역량에 한계에 다다르면서 중점 관리할 환자군을 구분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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