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중국 봉쇄’, 산업계 피해 확산…베이징도 봉쇄될까
[‘상하이 봉쇄’ 나비효과] ①중국 칭링(제로 코로나)이 덮친 유통업계
코로나19 확산에 지난달 28일부터 상하이 봉쇄 조치
농심·오리온 등 상하이 공장 가동 일시중단 후 재개
칭링 유지 시 매달 56조원 규모 경제적 손실 추산
국내에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마스크 해제 여부까지 재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칭링(제로 코로나)’으로 불리는 봉쇄 정책을 고수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다.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가 사실상 셧다운되면서 이곳에 생산 공장 등을 두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방역정책은 매달 56조원 규모의 경제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추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자 지난달 28일부터 상하이에 고강도 봉쇄조치를 시행했다. 상하이시는 지난달 27일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28일부터 도시를 동서로 나눠 4일씩 8일간 봉쇄한다고 발표했고, 현재까지 29일째 도시 대부분 지역이 셧다운된 상태다.
이동 제한과 교통 통제 등이 한 달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하이에 진출해 있는 국내 제조 대기업뿐 아니라 유통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상하이에 진출해 제조공장을 두고 있는 식품기업은 농심, 오리온, 풀무원, CJ 등이며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이랜드 등 패션·뷰티 기업도 있다. 이 중 농심·오리온·아모레퍼시픽·코스맥스 등은 3월 말~4월 초부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가 최근 일부는 재개됐다.
농심·오리온 등 지난달 공장 가동 일시중단
농심도 공장 가동이 재개된 상황이다. 관계자는 “공장 가동이 3월 28일부터 멈췄다가 지난 12일부터 재개됐다”며 “현재 라면을 제조하는 공장이 상하이와 선양(심양) 두 군데에 있고 다른 제품을 공급하는 공장들이 광저우 베이징 등에도 있어 제품 수급에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청정원’, ‘미원’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대상은 상하이에 공장을 두고 있지 않고 텐진(천진)과 롄윈강에 공장이 있어 영향을 덜 받았다는 입장이다. 대상 관계자는 “상하이에서 소비되던 자사 제품의 매출량이 중국 매출에서 차지하는 양이 적지 않아 피해가 클 수도 있었다”며 “현재 상하이에서는 소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인접 지역까지도 영향이 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중국의 봉쇄 조치가 빨리 풀리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제로 코로나로 매달 56조원 손실 추산
최진영 이베트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4.8%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4.4% 상회했지만 문제는 소비와 수출”이라며 “락다운 조치로 소비가 빠르게 위축했고 전 세계적으로 경기 모멘텀이 위축되는 상황이라 낙관적으로 보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연구진들은 중국의 강력한 방역정책으로 매월 엄청난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홍콩중문대와 중국칭화대·저장대, 미국프린스턴대 연구진은 중국이 봉쇄조치를 유지할 경우 매월 460억달러(약 56조원)가 손실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중국 전체 GDP의 3.1%에 달하는 규모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봉쇄 최소화’ 등 외교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해결책이 제한적이란 의견이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과)는 “봉쇄 정책은 경우 중국 당국에서 내린 조치여서 현재로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국내 상하이 진출 기업들이 공급에 차질을 겪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고, 길면 5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서는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도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에 오미크론 바이러스 공포가 퍼지면서 식료품 사재기 소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마트에서는 육류와 야채 등 신선 품목이 동이 났고, 달걀, 우유, 과일 등 신선 제품 온라인 주문이 평소보다 50% 이상 급증했다. 베이징의 봉쇄 여부는 이번 주 코로나19 핵산검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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