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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폭탄 맞을뻔”…‘공항 임대료’ 감면 연장에 면세업계 ‘안도’

정부, 공항 임대료 감면 정책 12월 말까지 연장
지난달 항공수요 2019년보다 87%↓, 면세점 적자 늪
추가 연장으로 총 3566억원 지원 효과 기대

 
 
국토교통부(국토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는 공항시설 사용료 및 상업·업무시설의 임대료 감면 기간을 12월 말까지 추가로 6개월 연장하겠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정말 안도했어요. 이대로 끝인가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불안했는데, 이제 마음 놓고 할 일만 잘하면 될 거 같아요.”
 
정부가 이번 달 종료 예정이었던 국내 공항시설의 사용료 및 임대료 감면 정책을 6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항공 규제가 해제됐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면세업계는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국토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는 공항시설 사용료 및 상업·업무시설의 임대료 감면 기간을 12월 말까지 추가로 6개월 연장하겠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올해 5월 기준 국제선 항공수요가 2019년 같은 달보다 90% 가까이 하락한 상황 등을 고려해서다.  
 
최근 국토부가 인천공항 항공 규제 해제, 국제선 정상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제선 조기 정상화 추진 대책’을 발표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단체 관광객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지만, 면세업계의 회복은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5월 기준 항공여객 이용객은 총 44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국제선과 국내선이 각각 87.3%, 20.4% 감소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5월과 비교 했을 때 총 57.3% 줄어든 수준이다.  
 
기존에 인천공항 내 위치한 면세점 임대료는 고정임대료 방식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2020년 9ㅁ오는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매출 연동형 임대료’ 납부 방식을 도입했다. 덕분에 면세점들은 지난 2년여 동안 매달 수백억원에 달하는 고정임대료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추가 연장으로 3566억원 지원 효과 

이번 추가 연장으로 공항시설 사용료 296억원과 상업시설 임대료 3140억원, 업무시설 임대료 130억원 등 총 3566억원의 지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 신세계면세점]
 
이번 추가 연장으로 공항시설 사용료 296억원과 상업시설 임대료 3140억원, 업무시설 임대료 130억원 등 총 3566억원의 지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면세업계도 안도와 환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이번에 추가 연장이 되지 않았으면 적자에 임대료 300억원까지 추가로 부담이 될 뻔했는데 정부의 지원 정책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연말까지는 매출과 연동해 임대료를 납부하면 되는 것으로 결정됐으니 이제 올해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정부의 지원 정책이 있기 전, 월 300억 정도의 임대료를 인천공항에 납부해왔다. 신세계는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 두 곳에서 모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인천공항 내에서 업계 중 임대료를 가장 많이 내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지원 덕분에 현재는 수십억원대로 임대료가 줄었다. 업계에서는 롯데와 신라면세점도 정부 지원 이후에는 수백억원에서 60억~70억원 수준으로 임대료가 감면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달 말에 임대료 감면 정책이 종료됐으면 지금보다 인천공항 임대료만 5배 이상 늘어났을 것”이라며 “적자도 여전하고 관광수요가 회복이 안 된 상황에서 임대료만 회복됐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선 중국 관광객의 방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봉쇄 조치 영향으로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매출도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당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3833억원으로 전월(1조6630억원)보다 17% 떨어졌다.  
 

대기업 면세점 여전히 ‘적자 늪’…정상화에 시간 소요

 
신라면세점은 태국 전세기 단체관광객 170여명이 제주점에 방문해 면세 쇼핑을 즐겼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연합뉴스]
 
주요 대기업 면세점들은 여전히 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롯데면세점은 영업손실 753억원, 신세계면세점은 영업손실 21억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만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70% 감소한 127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소식에 입국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유류비 상승으로 항공권 가격이 많이 올라 기대만큼은 회복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 항공편 정상화로, 지난 8일부로 항공 규제는 해제됐어도 관광객 수요가 정상화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6월 말로 종료 예정인 공항시설 사용료, 상업·업무시설의 임대료 감면기간을 12월 말까지 추가로 6개월 연장하기로 하되,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2023년 1월 1일자로 감면을 종료하기로 했다. 또 당초 중도감면 종료 조건이었던 ‘2019년 동월 대비 국제여객 항공수요 80% 회복 시 다음 달 감면종료’ 조건은 부여하지 않기로 해 연내 감면종료에 대한 업계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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