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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유니콘 쏘카의 코스피 도전, 흥행 성공할까?

하락장·적자 경영·성장성 증명…흥행 위해 넘어야 할 산들 산적
800만명 회원수, 4200곳 쏘카존 등 역량 매력

 
 
쏘카가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연합뉴스]
기업공개(IPO) 신호탄을 쏜 쏘카의 공모 흥행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6월 24일 쏘카는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8월 중 코스피에 입성하는 게 목표다.  
 
시장 상황을 따져보면 흥행을 기대하는 게 쉽진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증시가 하락장에 진입하면서 IPO 시장도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따상 릴레이’가 이어지던 지난해와 달리, 시장 전반이 가라앉았다. 상반기 IPO 대어로 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는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을 철회했다.  
 
당장 쏘카와 같은 모빌리티업계에 속한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쳤고, 투자자 엑시트를 위해서 연내 IPO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증시 입성 시점을 확정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기대했던 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을 예상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차가운 시장 반응에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최근엔 지분과 경영권이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팔릴 수 있단 소식에 내부 분위기마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IPO 작업을 머뭇거리면서 모빌리티 기업의 가치 평가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 주목도에서 카카오모빌리티보다 낮은 쏘카 역시 투자자의 외면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얘기다.  
 
쏘카의 실적도 걸림돌이다. 지난해 쏘카의 매출은 2890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손실 역시 209억이나 됐다. 전년 대비 매출 규모(2205억원)를 조금 늘렸고, 적자 폭(146억원→209억원)도 키웠다. 이 회사는 2011년 창업 이후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달성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원래는 코스피 상장이 불가했지만, 지난해 상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가능해졌다.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 1조원을 넘으면 다른 재무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증시에 상장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만년 적자기업’이란 꼬리표에 투자자의 시선이 냉랭해졌다는 점이다. 성장성으로 주목받던 테크기업이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투자 심리도 악화됐다. 성장기업이더라도 수익성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쏘카는 지난해 10월 차량호출 서비스인 타다를 매각하면서 적자 요인을 털어냈지만, 사업 확장과 시장 점유율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연내 턴어라운드를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쏘카가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내세워 증시에 무난하게 입성할 수 있을 거란 주장도 나온다. 쏘카는 구주매출 없이 공모주를 전량 신주로 발행한다. 455만주를 공모하는데,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4000~4만5000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공모가 범위 상단 기준 2048억원이고, 시가총액은 1조5944억원이다. 최대 2~3조원의 몸값이 점쳐지던 지난해와 비교해 눈높이를 상당히 낮췄다.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많지 않아 투자 매력도 높다.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1년, 전략적 투자자 6개월, 재무적 투자자는 1개월, 3개월, 6개월 균등 보호예수 기간을 약정했다. 상장 직후 유통 주식 규모는 전체 주식의 16.28%에 불과하다. 시세차익을 실현할 물량이 그만큼 적다.
 
쏘카가 축적한 경영 역량도 상당하다. 차량공유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쏘카의 누적 회원 수(5월 기준)는 800만명이다. 국내 운전면허 보유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 회사는 현재 4200곳 이상의 쏘카존에서 1만8000대가량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국내 첫 모빌리티 유니콘 기업인 쏘카는 지난 11년간 축적된 데이터와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빠른 성장과 수익성을 개선해왔다”면서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모빌리티 밸류체인 내 M&A과 투자, 신규 서비스 출시, 기술역량 확보 등 회사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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