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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트렌드] 中 산골마을 구멍가게, 지역발전 등에 업고 '상전벽해'

[차이나 트렌드] 中 산골마을 구멍가게, 지역발전 등에 업고 '상전벽해'

(중국 스자좡=신화통신) 허베이(河北)성 푸핑(阜平)현 구자타이(顧家台)촌에 위치한 작은 구멍가게가 지역사회의 발전과 함께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구자타이촌은 과거 교통이 불편하고 산업 기반이 취약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자연환경을 활용한 부티크 민박과 같은 관광 상품이 개발되면서 이곳은 유명한 '향촌관광 시범마을'로 성장했다.

공간이 40㎡도 채 되지 않는 칭윈(青雲)매점은 이 작은 산골마을의 유일한 구멍가게다. 가게 앞에는 마을을 가로지르는 폭 4m 정도의 아스팔트 도로가 있고, 담벼락을 따라 몇 발자국만 가면 관광객 주차장을 볼 수 있다.

푸핑(阜平)현 구자타이(顧家台)촌에 있는 칭윈 매점. (사진/신화통신)

매점 주인인 장칭윈(張青雲)은 "관광객들이 우리 지역의 호두와 대추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건대추, 말린 표고버섯, 좁쌀, 수제 꿀 등 상품이 진열돼 있다. 한쪽에는 친구나 가족에게 선물하기 좋은 선물 상자도 있다.

장칭윈은 "최근 몇 년 동안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에는 30개 이상의 민박집이 있고 팜스테이도 몇 군데 있다"며 "덕분에 매점도 호황을 맞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일 장칭윈은 매점에 기름·소금·장·식초 등이나 기타 잡화를 채워 넣는 등 마을 사람들에게 필요한 상품을 진열하는 데 집중한다. 매점에 진열된 상품들은 모두 유명 브랜드다. 장칭윈은 "옛날에는 우유·생과일주스 같은 제품이 고가 상품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평범한 물건이 됐다"며 최근 10년간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또 옛날에는 매장 앞 흙길이 좁고 파손되어 작은 손수레조차 문 앞까지 끌어올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마을에서 유일한 시멘트 길은 자동차 한 대만 겨우 다닐 수 있는 정도였다. 이 때문에 장칭윈은 매번 상품을 들여올 때 밀가루 자루로 만든 대형 포대를 갖고 다녔다고 한다. 그는 "오랫동안 25~30㎏에 달하는 물건을 등에 지고 다녔지만, 이제는 내가 직접 물건을 들여올 필요가 없다"며 "전화와 위챗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문 앞까지 배달해 준다"고 말했다.

매점 주인 장칭윈(張青雲)이 문 앞에 있는 특산품 선반에서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한편 2012년 구자타이촌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980위안(18만8천885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고산의 사과와 버섯은 마을의 수입원이 됐고 캐리어 가방 가공 공장은 마을에 남은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고 있다. 농촌 관광 역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한다.

장칭윈은 "삶이 나아졌다"며 "이제 누구나 돈을 들여 더 좋은 물건을 사고 싶어 하고 유통기한과 영양성분에도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옛날 고객들은 어떤 물건이 더 저렴한지 문의했지만 이제는 어떤 브랜드인지 물어본다"며 "본인 역시 상품을 들여올 때 까다롭게 골라온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마을의 상황이 매년 나아지자 점점 더 많은 젊은이가 마을로 돌아와 발전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칭윈은 "젊은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가게를 찾는 사람 중 대부분이 나이 든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온라인 쇼핑과 커뮤니티 공동 구매는 구자타이촌에서 더 이상 낯선 쇼핑 방식이 아니다. 칭윈매점도 더 이상 이웃들이 생필품을 구매하는 유일한 창구가 아니라고 한다. 외지에서 일하던 장칭윈의 딸은 지난해 마을로 돌아와 현지 농산물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장칭윈은 앞으로도 마을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매점 운영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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