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명가’ 현대건설·DL이앤씨, 1위 삼성물산과 격차 좁혀 [2022 시공능력평가①]
GS건설은 아파트 1위 재탈환, HDC현산 광주사고에도 10위권 지켜
삼성물산이 9년 연속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위인 현대건설이 1위와 격차를 좁히며 추격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토목과 건축 등 ‘정통 건설업’에서 두루 두각을 나타내는 추세다. 대림산업에서 건설사업부문이 독립한 DL이앤씨 역시 일시적으로 떨어졌던 순위를 회복하며 한층 높아진 평가액으로 돌아왔다.
한편 일부 최상위권 회사가 주택 시장을 독식하는 등 건설업계의 대형사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아이파크’ 브랜드를 보유한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지난해 광주 재개발 현장 붕괴사고에도 불구하고 건축부문에서 선전하며 10위권에 안착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1~10위와 11위~20위 간 평가액 격차는 더 커졌다.
절치부심 현대건설, 토목·건축서 삼성물산 제처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선 지난해 8위로 5계단 추락했던 DL이앤씨가 다시 지난 2020년 기록했던 3위 자리로 돌아왔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대림산업 사업 분할로 인해 대폭 떨어졌던 경영평가점수가 회복된 덕이다. 평가액 역시 9조9588억원으로 지난해 자사 평가액 6조4992억원은 물론 지난해 3위였던 GS건설 9조9286억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DL이앤씨는 SOC(사회간접자본) 분야인 도로와 철도에서 각각 5048억원, 2130억원의 기성액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DL이앤씨는 현재 파주~양주고속도로, 새만금남북도로, 포항~영덕고속도로 등 도급액 1조원 이상의 전국 주요도로와 수도권광역철도(GTX) A노선, 호남고속철도2단계 등 지하철·철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 뿐 아니라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한 평가액을 기록했다. 올해 평가액은 12조6041억원으로 지난해 11조3770보다 늘었다. 삼성물산이 22조5640억원에서 21조9472억원으로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삼성물산은 경영평가액에서 지난해에 이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토목(기성액 합계 1조4164억원)과 건축(6조5089억원)에서 두루 높은 실적을 내며 공사실적에서 선두를 뺏겼다.
지난해 현대건설 사업보고서에서 매출실적을 보면 특히 건축에서 국내사업 비중이 2020년 45.8%(7조8650억원)에서 2021년 48.6%(8조9218억원)으로 커졌다. 실제 시공능력평가 자료 상으로도 건축에서 아파트(3조5725억원) 기성액이 가장 컸고 업무시설(1조1865억원), 숙박시설(2600억원)에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중 아파트 기성액은 지난해 2조6369억원에 비해 9000억원 넘게 늘었다.
HDC현산 내년 10위권은 불투명
이에 주택 등 건축도급사업이 주력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계속된 사고에도 10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9위(평가액 5조6103억원)를 차지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평가액이 4조원 대(4조9160억원)로 줄면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지난 3년간 공사실적과 평판 등을 수치화하는 시공능력평가 방식 특성 상 지난해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 붕괴사고와 올해 광주 화정아이파크 현장 붕괴사고 여파는 당장 평가에 크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서울시는 광주학동 붕괴사고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에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으나 법원에서 이에 대한 효력정지를 결정한 상태다.
하지만 내년과 내후년 시공능력평가시엔 경영능력평가 및 신인도평가 등에 감점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신인도평가에는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에 대한 감점 기준이 포함돼 있다. 상반기 신용등급 하향 또한 앞으로 경영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광주사고에 대한 행정처분 등이 나오면 내년에야 신인도평가에 반영되게 된다”면서 “신인도평가액에 감점이 있다 하더라도 공사실적 등 다른 항목 비중이 더 높아 현재로선 내년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떨어질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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