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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만드는 자율주행차, ‘LG 카(CAR)’가 기대되는 이유

LG, 전장 분야서 성과…학계 “가능성은 충분”
계열사 간 시너지 기대…기존 사업과 연계 가능

 
 
 
LG전자가 공개한 콘셉트카 'LG 옴니팟'. [사진 LG전자]
LG가 만드는 자율주행차 ‘LG 카(CAR)’가 나올 수 있을까. 구광모 회장 주도 아래 LG가 최근 전장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면 ‘LG카’ 현실화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에 필요한 부품을 상당 부분 생산하고 있는 데다 계열사들이 전장사업에 맞춰 체질개선을 꾀하면서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인 가전과 TV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자동차 전장 업계는 LG가 완성차를 만들 역량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LG그룹 계열사들이 전장사업 경쟁력을 충분히 끌어올린 만큼LG카라는 결과물을 내는 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LG는 ‘옴니팟’이라는 콘셉트카도 내놓은 상태다. 앞서 지난 2월 LG전자는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인 ‘옴니팟’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실제 LG는 전기차 동력계통(파워트레인) 배터리, 조명 등 핵심 부품들을 그룹 내에서 자체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상태다.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LG전자의 경우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고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와 합작 설립한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통해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제작한다. LG전자가 지난 2018년 인수한 ZKW를 통해서는 전조등을 비롯한 차량용 조명 모듈을 공급할 수 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상반기 점유율 14.4%로 2위를 차지하는 등 경쟁력을 입증한 상태다. 특히 기술력은 중국 CATL 등 경쟁업체 대비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배터리 업계의 중론이다. 이를 반영하듯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에만 3784억원의 돈을 R&D(연구개발)에 투자하며 기술 초격차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여기에 자동차용 LED(발광다이오드)와 5G(5세대이동통신) 기반 자동차용 통신모듈, BMS(배터리제어시스템) 등 고부가 전장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LG이노텍도 힘을 보태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금까지 축적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용 제품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학계에서도 단기간 내에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LG카의 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완전 자율주행이 실현될 경우 오히려 LG가 완성차업체보다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전과 TV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가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엔터테인먼트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운전자의 조작이 필요 없는 만큼 주행 성능보다 차량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가 가치 판단에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 LG전자는 가전과 자율주행차의 연결성에 초점을 두고 기술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LG가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AI(인공지능) 역시 자율주행 차량의 경쟁력 제고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는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설계 능력이 중요한데 최근에는 대부분의 업체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며 진입장벽도 비교적 낮아졌다”며 “독자적 플랫폼 개발 기술이 없는 LG가 당장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자동차 시장은 보편적 기술보다는 미디어 콘텐츠 등 제품이 주는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이 시점이 도래했을 때는 고객의 성향과 니즈를 충분히 파악하고 TV 등 주력 사업에서 노하우를 쌓은 LG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 6월 2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 직원으로부터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LG]
 

파워트레인부터 조명까지…전장사업 핵심으로 우뚝

 
전장사업은 LG가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다. 이는 LG가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발표한 투자 계획에서 잘 드러난다. 당시 LG는 오는 2026년까지 미래 성장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는데 이 중 40%인 43조원이 배터리와 전장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미 LG그룹 계열사는 지난 3년간 연평균 1조원이 넘는 돈을 전장사업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전장 분야 인재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2일 계약학과 신설을 포함한 ‘2022년 하반기 LG전자 채용계약학과 모집’을 공고한 바 있다. 신설되는 학과는 한양대 ‘미래자동차SW(소프트웨어) 트랙’과 국민대 ‘자동차융합SW 채용계약 트랙’으로, 대학원 석사 과정으로 운영된다. 선발 인원은 석사과정 졸업 후 2025년께 LG전자에 취업이 보장된다.  
 
고무적인 것은 LG가 전장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LG에게 전장이 더 이상 미래를 위한 투자 대상이 아닌 그룹의 핵심축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 회장 역시 기세를 몰아 LG를 글로벌 최상위 전장 기업으로 올려놓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당장 LG전자만 보더라도 올해 2분기 VS사업본부가 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G전자 전장사업이 적자를 탈출한 것은 지난 2015년 4분기 이후 26분기 만의 일이다. LG전자 전장사업의 상반기 수주 규모는 약 8조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인 약 60조원의 13% 넘어선 성과다. 스마트폰 철수로 생긴 빈자리를 전장을 통해 훌륭히 메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구 회장 주도로 일사불란하게 전장사업에 초점을 맞추며 시너지를 극대화했다”며 “이는 LG의 지속가능성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 측은 완성차 사업 진출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조명 등 핵심 사업 3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완성차 고객들과 전장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완성차를 만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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