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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트렌드] 中 충칭, 폐터널의 대변신...북적이는 '동굴시장'

[차이나 트렌드] 中 충칭, 폐터널의 대변신...북적이는 '동굴시장'

(중국 충칭=신화통신) "가지, 오이...싸다 싸!" 충칭(重慶)시 사핑바(沙坪壩)구에 위치한 한 폐터널 안이 아침부터 북적였다.

1960년대에 지어진 이 터널은 원래 충칭의 한 특수강 공장이 철강재를 운반하기 위해 사용하던 곳이다.

폐터널이 본격적으로 시장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사핑바구 스징포(石井坡)거리 허핑산(和平山) 지역사회에 위치한 다허거우(大河溝)청과시장을 헐고 다시 짓기로 결정하면서다. 새로운 시장이 지어지기 전까지 폐터널을 임시 시장으로 개조해 주변 4천여 가구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자는 의도에서 세워졌다. 현지 주민들은 이를 '동굴시장'이라 부른다.

주민들이 25일 '동굴시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원래 있던 청과시장은 정말 지저분했어요. 불법 좌판도 많고 소음도 어마어마했죠." 저우광닝(周光寧) 허핑산 지역사회 당위서기의 말이다. 그는 "오래된 단지를 개조하면서 원래 있던 청과시장을 헐게 된 것은 잘된 일이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주민들이 청과를 구매할 곳이 사라지는 문제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회의를 거쳐 임시 청과시장을 폐터널 안에 열었다. 지난해 3월 스징포거리는 가판대·조명·안내문 설치 등 시장 개설 작업에 착수했다. 또 환경 미화를 위한 전문 인력도 파견했다.

최근 동굴시장에서는 육류와 수산물, 채소, 과일 등 다양한 상품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주민 두(杜)씨는 아침마다 이곳에 채소를 사러 온다며 동굴시장은 깨끗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25일 '동굴시장'에서 채소를 고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가판대를 운영하는 주인들도 동굴시장이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수산물 업자 슝(熊)씨는 매달 150위안(약 3만원)을 자릿세로 지불한다. 원래 있던 시장의 3분의 1이다. 게다가 동굴 안이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더 쉬워 신선식품 유지 기간도 전보다 이틀 정도 늘었다.

"형님, 저번에 부족하셨다니 이번에 더 넣었어요!" 슝씨가 인사말을 건네며 재빠르게 포장을 완료했다. 그는 아내와 30년 넘게 수산물 판매를 해오고 있다. 수산물을 사지 않는 손님들도 그의 가판대에 들러 수다를 늘어놓을 정도로 시장에서는 유명인사다.

1년여의 시간이 지나고 산 위의 새 청과시장도 건설이 완료됐다. 이에 향후 임시 시장이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 주민들의 관심이 쏠렸다. 주민들은 동굴시장이 산 아래에 있어 노인들이 다니기 편하고 자릿세도 저렴해 좋다는 입장이다.

저우 당위서기는 주민들의 수요를 충분히 고려해 동굴시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체계적인 동굴시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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