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C에 꽂힌 네이버, 북미 패션 C2C 플랫폼 ‘포쉬마크’ 2조3000억원에 인수
글로벌 IT 본진 ‘실리콘밸리’서 C2C시장 진출 나서
포쉬마크, 커뮤니티·소셜·커머스 결합된 사업모델 장점
네이버가 C2C 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네이버는 북미 최대 패션 C2C 커뮤니티 포쉬마크(Poshmark)를 인수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은 포쉬마크의 기업가치를 주당 17.9 달러·순기업가치 12억 달러로 평가한 결과로, 기업이 보유한 현금 5.8억 달러에 대한 대가를 포함해 거래가 성사됐다. 인수대금은 16억 달러로, 원화로는 약 2조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네이버는 버티컬 플랫폼 진화가 거세진 글로벌 C2C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장기적인 커머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추진했다. 버티컬 플랫폼이란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개인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최근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패션·한정판·명품 등의 카테고리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포쉬마크는 북미 시장 패션 C2C 분야를 선도하는 1위 기업이다. 소셜네트워크와 커뮤니티에 강점을 가진 사업 모델을 확보하고 있다. 사용자의 80%가 MZ세대라는 점 역시 눈에 띄는 특징이다.
네이버와 포쉬마크는 모두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 형성 ▶차세대 시장의 핵심층, MZ세대의 가치관 및 소비 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 ▶아낌없는 기술 투자 등을 꼽았으며, 상호 유사한 사업 비전을 기반으로 더 큰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데 적극 동의했다.
네이버가 C2C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크림, 일본에서는 빈티지시티를 운영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에 투자했다. C2C 플랫폼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번 포쉬마크 인수를 통해 C2C 시장의 핵심지인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한국-일본-유럽을 잇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가 북미 C2C 시장 진출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네이버 신규 사업 원칙으로 2가지를 고려한다. 첫째로 글로벌 시장에 잘 진출할 수 있을지, 둘째로 1위로 성장할 수 있는지”라며 “(네이버의 강점인) 검색 서비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셀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은 C2C이기에 북미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P(직매입) 시장에서는 이미 아마존 등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상태지만, C2C 시장에는 최고 강자가 없기 때문에 네이버에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국내에서 버티컬 시장은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높은 성장성과 규모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IT 산업 본진인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기업으로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거듭하며 한 단계 높은 성장을 기록해 나가겠다”며 “미래의 핵심 사용자들에게 ▶C2C 쇼핑 ▶웹툰 ▶K-pop 콘텐츠를 넘나드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글로벌 C2C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이번 인수합병이 무리한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미래를 위한 거시적 투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M&A에서 인수하는 회사 측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인수 가격은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며 “포쉬마크는 엔데믹 국면에도 30%가 넘는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가치가 뛰어난 기업이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있을 때 거시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는 그동안 C2C 시장에 다양한 실험을 감행해왔고, (포쉬마크 인수는) 네이버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일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서현 기자 ssn35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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