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위 힘 싣는 이재용…지배구조 개선 속도 붙나
이 부회장, 12일 오후 준법위 정기회의 참석 전망
준법위 실효성 강화 행보…뉴삼성 핵심 역할 기대
삼성그룹의 조직개편과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가시화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정기회의에 직접 참석해 위원들과 컨트롤타워 재건 등을 논의하며 ‘뉴삼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따라 준법위의 가장 큰 숙제인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10월 준법위 정기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준법위 역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동안 준법위 활동에 대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이번 정기회의 참석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준법위 출범 이후 줄곧 강한 지지를 보내며 삼성의 준법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 준법위가 국정농단 재판에서 면죄부를 받기 위해 만들어진 형식적인 조직이 아닌 뉴삼성의 핵심가치인 준법경영을 실현시켜 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이찬희 준법위원장과 만나 적극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이 부회장이 옥중에서 변호인을 통해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밝혔다. 그해 1월 정기회의에서는 “준법감시위원회가 본연 역할 하는 데 부족함 없도록 충분한 뒷받침 하겠다”며 “준법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 제가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사면복권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경영 복귀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준법위 정기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뉴삼성이 준법위에 기대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컨트롤타워 재건 논의 이뤄질 듯
특히 준법위와 이 부회장 모두 지배구조 개선에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실제 이찬희 준법위 위원장은 연초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부터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 도약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 역시 사면 복권 직후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준법위 정기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며 “정기회의 외에도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지속적인 의견 공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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