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가속화로 도심 난민 느는데 공공임대주택은 '공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 늘어 월세화↑
LH 매입임대주택 공실은 2배 넘게 증가
# 서울 남가좌동 대학 근처 원룸에 거주하는 박 모(26) 씨는 올해 초 전세대출 5400만원을 받아 5평짜리 집을 계약했다. 그러나 최근 급격히 오른 전세대출 이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약 당시 첫 달 이자는 11만6354원이었으나 다가올 11월에 내야 할 이자는 17만4141원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더 저렴한 월세로 옮길까 고민했지만 마땅한 월세방을 찾기가 힘들고, 가격 역시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월세 선호 가속화에 무주택 서민 부담 늘어
그러나 올해 10월에는 43.0%가 월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2년 전보다 월세 거래를 선호하는 응답자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도 전세대출 이자 부담과 전세 사기 위험, 목돈 부담 등으로 나타난 만큼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월세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월세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 역시 늘어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은 모두 하락한 것과 달리 월세는 전월보다 0.15% 오르면서 32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하와 반지하 주택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지하층 월세가 같은 기간 지상층의 월세 상승률(16.2%)보다 2배 수준인 30.6%로 대폭 상승했다고 나타났다. 지상층에 비해 주거환경이 취약한 반지하주택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고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8월 수도권 폭우 이후 정부와 서울시는 앞으로 지하와 반지하 시설을 주거 용도로 허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수요는 여전하다. 이들의 주거형태가 지속되는 것은 도심 생활권에 머물 수 있는 저렴한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공임대주택은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
최인호 국회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매입임대주택 공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전국의 매입임대주택 빈집은 4283채로 2017년 1822채보다 2.4배 증가했다. 공가 호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8119가구가 6개월 이상 빈집 상태로 남아 있었다. 시세의 30~40% 수준까지 저렴하게 공급되는 임대주택이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빈집이 늘어난 이유는 LH가 2004년부터 매입한 다가구 주택이 노후화됐고, 주거 선호도가 낮은 곳에 주택을 공급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매입임대 지원단가가 현실적으로 부족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올해 청년 유형 매입임대 지원단가는 서울 기준 2억5300만원, 신혼부부Ⅰ(다세대, 연립주택) 신혼부부Ⅱ(아파트 위주)는 각각 2억 5000만원, 4억 54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KB부동산 월간 통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7000만원이다. 지금의 지원단가로는 서울 지역 빌라를 매입하기도 빠듯하다. 결국 선호도가 낮고 저렴한 외곽지역의 주택을 매입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광욱 LH 홍보실 과장은 매입임대 공가 및 공가율을 줄이기 위해 “수요가 많은 지역에 더 많은 주택을 확보·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해서 협의하겠다”며 “신혼부부 수요가 감소한 만큼 청년·일반 유형으로 전환하여 공급을 추진하고 소형 평형 등 비선호 주택이 아닌 양질의 주택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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