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디젤 공식 깨진다…전기차 시장 뒤흔든 ID.4
테슬라 모델 Y·3 등과 어깨 나란히
디젤 이미지 벗고 전기차 시장 장악
계약 중단할 정도로 수요 넘치는 상황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전기 SUV ‘ID.4’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공급 가능한 물량을 훨씬 웃도는 계약이 성사되면서, 일부 딜러사는 신규 계약까지 중단한 상태다. 파워트레인 다변화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로 한 폭스바겐의 전략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없어서 못 파는 전기차
17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전국 딜러사 중 일부는 현재 ID.4 관련 신규 계약을 받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 딜러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받을 수 있는 물량은 이미 계약이 끝났다”면서 “지금 계약해도 내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추가 계약이 의미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 ID.4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급 가능한 물량을 훨씬 웃도는 계약이 이미 체결됐다는 얘기다. 실제 폭스바겐코리아가 올해 공급 가능한 물량은 1300대 수준이지만, 최근까지 누적된 계약 건수는 4000건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초반 실적도 이 같은 인기를 실감케 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 ID.4는 출시 2주 만에 667대가 팔렸다. 이는 수입 전기차 판매 1위(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원사 기준)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내연기관차까지 포함한 전체 판매량에서도 BMW 520(926대), 메르세데스-벤츠 E 250(867대)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테슬라를 포함해도 3위에 해당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단일 모델 기준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올린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Y(1910대)다. ID.4는 2위인 모델 3(1223대) 다음으로 많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폭스바겐 ID.4가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주된 이유로 주행거리 및 가격을 꼽는다. 폭스바겐의 첫 번째 전기 SUV 모델인 ID.4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한다. 150kW(204마력)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 전기 모터와 82kWh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되며 1회 충전 시 405km를 달릴 수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5490만원으로, 651만원의 국고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4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해진다.
폭스바겐코리아 역시 이점을 ID.4의 가장 큰 매력으로 어필해왔다.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도 출시 당시 ID.4에 대해 “400km 이상의 주행 가능 거리, 36분대의 급속 충전 시간, 국비 보조금 혜택과 함께 폭스바겐 SUV만의 실용성과 단단한 주행 감각까지 제공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디젤차 이미지 이제는 ‘안녕’
ID.4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폭스바겐의 브랜드 이미지도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폭스바겐은 푸조 등과 함께 한국 시장에서 디젤차 중심의 판매 전략을 유지해온 대표적인 브랜드였다. 지난해에도 디젤차 판매 비중이 약 67%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폭스바겐은 유럽 외 수출 국가 중 첫 ID.4 판매 지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파워트레인 다변화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고, 급증하는 전기차 시장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는 폭스바겐의 한국 시장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디젤차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반대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디젤차 신규 등록 대수는 24만66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11만9841대로 전년 동기 대비 73.6% 증가했다.
앞으로도 폭스바겐은 파워트레인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신차를 한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가솔린 세단인 신형 제타의 출고를 본격화한다. 연말에는 신형 골프의 가솔린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흐름이라 모두가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디젤에 대한 선호도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더욱 가파르다. 디젤 비중을 낮추지 않으면 곧바로 실적에 타결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현대제철, 양궁 꿈나무 위한 '양궁장 체험 행사' 개최
2"中 직구 플랫폼 주의" 아동 겨울옷서 유해물질 검출…622배 초과
3“AI 제조기기, 스마트팩토리와는 다르죠”...그가 꿈꾸는 소각장은 달랐다
4현대차, ‘2025년 미래모빌리티학교’ 참가 모집
5에드워드 리, 두부 이어 두유도…매일유업 앰서버더 꿰찼다
6전세사기 피해자 938명 추가 인정…누적 2만 4668명
7맘스터치 ‘리로케이션’ 지원 뭐길래…“평균 매출 265% 증가”
8“최대 80% 할인”…무신사,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 시작
9‘2024 친환경건설산업대상’ 국토부 장관상에 GS건설…총 9개 사 수상 영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