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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화재의 ‘나비효과’…“다른 은행도 불 나면 어떡해?”

판교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뱅크 일부 서비스 장애
금융권 불신 커져…은행들 “전산관리 만전 기해”

 
 
[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의 ‘나비효과’는 카카오뱅크 등 금융 계열사까지 뻗쳤다. 게다가 일시적인 ‘금융 먹통’을 경험한 금융소비자들은 다른 은행의 전산장애 발생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례적 상황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2중·3중 대응 체계를 이미 마련하는 등 데이터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화재에 카카오뱅크까지 일시 ‘먹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5일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피해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보상안 등을 마련 중이다.
 
SK C&C 데이터센터는 카카오가 데이터센터 위탁 운영을 맡긴 곳이다. 이번 화재로 카카오 플랫폼이 마비되면서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 또한 영향을 받았다. 카카오뱅크는 서버를 상암에 따로 두고 있었기에 계좌이체 송금 등 주요 금융 서비스는 정상 가동됐지만,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 이체 등의 카카오톡과 연계된 일부 서비스는 작동하지 않았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간편 이체는 ‘플랫폼 회사’를 자처하던 카카오뱅크의 차별화된 서비스라 고객들의 불편은 더욱 컸다. 게다가 카카오톡과 연계된 서비스 오류가 누적되면서 카카오뱅크 앱 전체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이후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톡 연관 서비스를 임시 중단하면서 1시간 반 만에 계좌이체, 카드 결제 등 핵심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화재 발생 3일 째인 지난 17일 카카오뱅크의 공식입장이 발표됐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금융 시스템은 문제가 없으며, 안심하고 믿고 이용해도 된다”고 전했다. 다만 “카카오의 서비스 점검 기간 동안 발송되지 못한 일부 앱 푸시 및 알림톡은 재발송되지 않는 점 양해 부탁한다”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데이터센터를 다중으로 구축해 고객의 자산과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서울 상암, 경기도 분당, 부산 총 3곳에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데이터센터 3곳에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동기화 해 백업하고 있다. 판교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에도 카카오뱅크가 전산상 직접 손상은 없었던 이유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3곳의 데이터 모두 리히터 규모 8.0의 강진에도 버틸 수 있도록 내진 설계돼있다”며 “전기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최대 48시간 동안 자체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불신 ↑…은행 전산관리 현황 보니

하지만 금융업은 ‘신뢰’가 생명인만큼 작은 문제가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객들의 불안 또한 작지 않았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A씨는 “괜스레 불안하다. 혹시 몰라 카뱅에 있던 돈을 다 빼서 다른 곳에 넣었다”고 말했다. B씨는 “예금자 보호가 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가 은행 사업을 하는 것은 무리구나 싶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금융업 전반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C씨는 “카카오뱅크만 이럴까 싶다. 어떤 은행도 이 같은 (비상) 상황이 닥치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업권에서 발생한 전산장애는 총 781건에 달한다. 피해 추정액은 확인 가능한 금액만 346억원을 넘는다. 이 중 전산장애가 가장 많은 금융업권은 은행으로 총 275건이 발생해 35.2%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은행권은 설사 전산센터에 화재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원화 관리 및 백업데이터 운영, 재해복구 시스템 등을 통해 대비하고 있어, 우려하는 것과 같이 예금이 모두 날라가는 등의 문제는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 같은 전산 장애를 대비한 은행권 데이터센터 운영 상황을 보면,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주데이터센터를 서울 목동에 두고 경기도 분당과 서울 충정로에서도 전산을 관리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2월에는 서울 상암에 있던 IT센터를 목동으로 옮기면서 IT 인프라를 업그레이드 했고, 내진설계 등 안전성도 높인 바 있다.
 
토스뱅크 역시 주 데이터센터는 서울 논현에, 재해복구센터는 경기도 김포에서 운영 중이다. 토스뱅크는 평상시에도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는 두 센터 모두 활성화한다. 두 센터 모두 지진·홍수·화재 등 재해 발생 시 신속한 재해복구 시스템이 작동하며, 재해 복구 훈련과 비상 대응 훈련 등도 진행한다.
 
시중 대형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주전산센터를 김포, 재해복구센터를 여의도에 운영 중이다. 별도의 백업데이터도 보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 자체적으로 전산센터를 운영 중이다. 주전산센터는 경기도 죽전, 재해복구센터는 경기도 일산에 있다. 주전산센터의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재해복구센터에 동기화 된다. 또한 재해 발생 시 고객 서비스에 이상이 생기면, 3시간 내에 다른 센터로 전환해 운영이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인천의 청라 데이터센터를 메인으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재해복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한 데이터 관련 장애 발생에 대비해 연중 재해복구 훈련도 지속 실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 상암에 주센터를 두고, 경기도 분당에는 재난복구센터를 마련했다. 연 1회 이상 정기적인 재해복구 훈련도 진행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이체가 안되는 등의 금융 불안 상황은 흔치 않고, 흔해서도 안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권은 워낙 전산 이슈가 중요하다 보니, 다들 이원화 등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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