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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불모지’ 옛말…‘컵라면·생수·음료‘ 점자표기 제품 늘어난다

4일 ‘점자의날’ 맞아 제품 내 점자 표기 확대 나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일환…업계 변화 이끌어낼까

 
 
오뚜기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내놓은 점자 표기 컵라면 [사진 오뚜기]
 
오늘(11월4일) 점자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 권리 신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식음료 업계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점자 표기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오뚜기는 시각장애인이 제품을 살 때 느끼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점자 패키지’를 마련했다. 컵라면에 이어 최근 선보인 두수고방 컵밥을 포함한 컵밥 14종, 용기죽 전 제품 8종에 점자 표기를 확대 적용하는 형태다.
 
오뚜기는 지난해 9월을 시작으로 현재 컵라면 전 제품에 점자 표기를 적용해놓은 상태다. 컵라면 용기에 제품명과 물 붓는 선(물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나타내는 기호까지 점자로 표기했다.  
 
점자 표기 패키지는 지난해 3월 설문조사를 한 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협조를 받아 점자 위치, 내용 및 가독성 등을 점검하는 과정을 거쳐 제작됐다. 지난달 개최된 '제43회 흰지팡이의 날' 기념식에서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오뚜기뿐 아니라 식음료 업계 내 다른 업체들도 꾸준히 점자 표기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불닭' 점자 표기가 포함된 용기면 제품 '로제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과 공동 개발해 이목을 끌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지난해부터 생수 '아이시스8.0' 300ml와 탄산음료 '칠성사이다' 페트병 500ml 제품 상단에 브랜드명 '아이시스'와 '칠성사이다'를 점자 표기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7년부터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칠성사이다, 밀키스, 펩시콜라 등 탄산음료 제품에 음료 대신 '탄산'이라는 점자를 넣은 바 있다.
 

‘점자 표기’ 저조했던 식품업계, 변화의 도화선?

 
식음료 업계가 점자 표기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제품에선 점자 표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현행법상 점자 표시가 의무가 아닌 권장 사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161개 식품업체 회원사를 대상으로 현황조사를 진행한 결과 95%에 해당하는 154개사가 점자표기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라인 교체 부담, 외부 제조업체 위탁구조 등 복잡한 선후 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 주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식품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시청각 장애인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며 점자와 변환코드의 표시 규격, 꼭 포함해야 하는 정보, 위치 등을 명시한 ‘식품의 점자 표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도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이 제품을 구매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고려했다”며 “앞으로도 취약 계층의 불편함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해결하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오뚜기의 점자 표기 확대를 계기로, 식음료 업계 전반으로 점자 표기가 확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서현 기자 ssn35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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