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두 남자’…끝나지 않은 FTX·위믹스 파장 [위클리 코인리뷰]
BTC, 지난주 이어 2200만원대 정체
SBF “실수했지만 사기치려 하지 않았다”
위믹스 가처분 신청 결과 7일까지 나와
바이낸스, 사쿠라 인수로 日 시장 진출
업비트·빗썸 등 국내 거래소 3Q 실적 ‘뚝’
위클리 코인리뷰는 한 주간의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흩어져있는 시장의 정보를 ‘코인러’ 여러분께 정리해 전달해 드립니다. 지난 일주일에 대한 리뷰이므로 현재 시세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코인 시장의 ‘내우외환’이 불어닥쳤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파산 신청 20일 만에 공식 석상에 나타나 입을 열었다. 그는 이 사태까지 치달은 데에 대해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사기를 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미안한 척하지만 참 뻔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뱅크먼-프리드가 다시 대외 활동을 시작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선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위메이드 측은 위믹스 상폐 결정을 내린 4대 코인거래소를 상대로 일제히 가처분 신청을 했다. 상폐 예정일을 하루 앞둔 7일 법원은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위믹스 홀더(투자자)들은 가처분이 인용되길 바라고 있다. 지난주 눈물을 보이며 기자간담회를 가졌던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위기에 몰린 두 남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주간 코인 시세: BTC, 2300만원 진입 쉽지 않네…다른 알트도 고전
이번 주 비트코인은 평균 2209만원 선을 나타내며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 11월 30일 오전 9시에서 오전 11시 30분 사이 3.29% 급등했지만, 12월 2일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때문에 일주일 간 상승률은 2.67%에 그쳤다.
이더리움도 비슷한 시세 흐름을 나타냈지만, 11월 30일 급등 이후 비트코인보다 감소폭이 작았다. 12월 2일 다른 주요 알트코인인 리플과 도지코인, 에이다의 경우, 주초보다 모두 낮은 선에서 가격을 형성했다.
이처럼 주요 코인들의 시세가 움츠러든 이유는 USDT 리스크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인 USDT 발행사 테더사의 준비금 보고서와 재무 문서를 분석한 결과, 고객의 상환 요청이 몰리는 등 “위기 상황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테더는 담보대출로도 USDT를 발행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9월 현재 61억 달러(약 8조원)로 회사 전체 자산의 9%에 이른다. 지난 2021년 12월 41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나 증가한 규모다.
한편 CNBC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 그룹 회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1만 달러로 추락할 것이다”고 말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금리가 인상되면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거나 사들이는 건 매력적이지 않다”며 “통화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투자에서 정답은 주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 이슈①: FTX 파산 신청 20일 만에 나타난 SBF “사기치려던 것 아냐”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뉴욕타임스(NYT) 주최 행사에 영상 대담을 통해 출연, “많은 실수를 했지만, 누구에게도 사기를 치지는 않았다”면서 “개인적으로 형사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뱅크먼-프리드와 인터뷰를 진행한 언론인 앤드루 로스 소킨은 그가 바하마에서 (화상통화로) 행사에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뱅크먼-프리드의 공개 발언이 향후 수사 과정 등에서 법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 그의 변호인단은 대외 석상에서 발언을 삼가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먼-프리드는 이번 파산 사태로 고객 등으로부터 피소된 데다 규제 당국의 조사도 진행 중이다. 그는 FTX가 80억 달러(약 10조4000억원)의 유동성 부족 상황이 발생한 이유와 고객 자산을 잘못 처리했는지 등을 물은 데 대해 “고객 자산과 FTX 자금을 고의로 섞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FTX의 유동성 위기는 100억 달러(약 13조원) 규모의 FTX 고객 예치금으로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를 지원하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와 알라메다가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면서 “거래소의 이익이 너무 커서 이에 집중하지 못했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그는 알라메다 리서치를 자신이 직접 운영하지 않았다면서, (양사 간) 이해충돌을 많이 우려했다는 주장을 폈다.
한편 이날 같은 행사에서 연설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FTX 사태를 “암호화폐 시장 안에서 발생한 리먼 사태”라고 평가하고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간 이슈②: 법원, 위믹스 상폐 가처분 7일까지 결론 예상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12월 2일 위믹스 유한책임회사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소속 4개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낸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가처분은 긴급한 사안과 관련, 본안소송에 앞서 법원에 결정을 구하는 절차로,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본안 소송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이 멈춘다.
재판부는 “(거래지원 종료일이) 12월 8일이므로 7일 저녁 전까지는 결정해야 한다”며 양측에 오는 5일까지 추가 서면 제출을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위믹스 측은 법정에서 “암호화폐 유통량은 명확한 기준이 없는 개념”이라며 “거래지원 종료 결정 전에 문제가 된 유통량을 모두 회수하고 문제를 해소했다”고 주장했다.
또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공시되자마자 시가총액 기준으로 5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며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회수할 기회도 막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안 소송을 통해 이를 바로잡을 길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가처분이 인용돼야 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빗썸 측 대리인은 “위믹스가 투자자에게 미흡하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거래지원 종료 결정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업비트 측도 “유통량이 사실과 다르게 공시된 문제가 있었고, 이는 채권자(위믹스)도 인정한 것”이라며 “가처분이 인용돼 거래가 유지되면 암호화폐 업계에 나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변론했다.
앞서 닥사 소속 4개사는 지난 11월 24일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이달 8일 오후 3시부터 거래를 중단키로 했다. 닥사 회원사에 제출된 위믹스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이 중대하게 차이 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위메이드는 닥사의 결정을 두고 불공정한 담합 행위로 보고 11월 28일과 29일에 걸쳐 각각 빗썸·업비트, 코빗·코인원 대상 가처분 신청을 받았다. 위메이드는 가처분 소송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율우와 화우 등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들을 선임했다.
주간 이슈③: 바이낸스, 4년 만에 일본 진출…사쿠라 거래소 인수
11월 30일 바이낸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인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 지분을 100%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일본은 바이낸스가 당국의 승인·인가를 받아 사업을 하는 12번째 국가가 됐다. 인수 규모는 비공개이지만 시장에서는 수십억엔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SEBC는 비트코인 등 11가지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 서비스하는 전문 거래소다. 계좌 수 등은 밝히지 않았으나 이번 인수 후에도 고객 자산은 기존처럼 변경 없이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지난 2018년 일본에 진출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일본 금융청(FSA)이 “바이낸스가 인터넷을 통해 무허가로 일본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경고한 뒤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철수했다.
한때 바이낸스는 FSA에 법인을 등록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결국 현지 거래소를 인수해 시장에 진출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바이낸스는 일본에서 암호화폐 중개 서비스뿐 아니라 전반적인 블록체인 사업도 전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낸스는 최근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일본 외에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과 중동, 서아시아 지역으로 서비스 국가를 늘렸다. 지난 8월에는 부산시가 운영하는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지원 계획에 동참하며 한국 시장 재진출 의사도 밝힌 바 있다.
다케시 치노 바이낸스 재팬 총괄은 “이번 거래를 통해 바이낸스는 일본 암호화폐 시장의 미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규제 당국에 적극 협력해 사용자 보호 규정을 준수하는 모범 거래소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 거래소: 국내 코인거래소, 3분기 실적 급감했다
11월 29일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7348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조5937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7% 감소한 수치다. 또 매출은 1조569억원, 순이익은 332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2.7%, 83.8%씩 큰 폭 감소했다.
빗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빗썸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역시 1517억원으로 전년 동기(6377억원)보다 76.21% 줄었다.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63.68%, 92.90% 줄어든 2738억원, 401억원을 기록했다.
코인원도 올해 매출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컴투스홀딩스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309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액인 1735억원과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시장에서는 거래소들이 거래 수수료에 과다하게 의존하고 있는 업계의 고질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의 99%가량을 거래수수료로 거둬들이면서, 거래대금이 급감할 경우 곧바로 거래소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빗썸은 올 3분기까지 매출에서 수수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9.97%에 달했다. 두나무의 경우 99.47%에서 98.07%로 1.40%포인트 낮췄지만 리스크 극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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