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株 금융지주 외면하는 외국인…‘연 7% 배당’도 소용없는 이유는?
외국인, KB·하나·우리금융 한 달간 706억원 순매도…신한만 매수
최대 순익·높은 배당수익률에도 외국인 투자자 외면받아
당국의 일관성 없는 규제 태도에 투자심리 약화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국내 금융지주 외면은 계속되고 있다. 각 지주사들의 올해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수익률은 7~9%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당국 관치를 우려해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연말 다가왔어도 외국인, 금융지주 매도 유지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8052억원 순매수하며 국내 주식 상승을 이끌었지만 은행주 만큼은 매도를 유지한 모습이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7~9%에 달하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보통 코스피의 배당수익률 전망치가 2% 미만에 그치기 때문에 연말이면 은행주 등 고배당주에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 상승을 노릴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18일에만 종가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이 9%를 넘는 종목에는 우리금융지주(9.18%)가 이름을 올렸고, 하나금융지주도 7.71%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매수세가 일어나지 않은 셈이다.
특히 국내 금융지주가 올 한 해 동안 역대 최대 실적을 낼 예정인 만큼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환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4대 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3조85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1조6430억원) 증가했다. 4대 금융이 2021년 한 해 동안 달성했던 순이익 14조5429억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3분기 순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자이익은 총 41조1561억원으로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5.7%(8조6807억원) 급증했다. 대출 자산이 증가하지 않았지만, 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그만큼 올해 한 해 역대 최대 순이익은 쉽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투자자들 “일관성 있는 당국 규제 있어야”
지난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국내 은행 지주 주요 해외 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간담회 참석자들은 감독행정 개선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들은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금융사와 시장의 자율성을 더 높이는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올해 들어 금융권에서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 공시 및 금리 산정에 대한 당국의 관여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데다, 최근엔 최고경영자 인선과 관련해 당국 수장들이 개인적 의견도 제시하며 관치 논란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원장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감독행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고, 배당 투자와 관련해서도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최고 경영자 인선에 대해 노조까지 비판하고 나서는 등 관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아무래도 당국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투자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147회 로또 1등 ‘7, 11, 24, 26, 27, 37’…보너스 ‘32’
2러 루블, 달러 대비 가치 2년여 만에 최저…은행 제재 여파
3“또 올랐다고?”…주유소 기름값 6주 연속 상승
4 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키로…日대표 야스쿠니 참배이력 문제
5알렉스 웡 美안보부좌관 지명자, 알고 보니 ‘쿠팡 임원’이었다
61조4000억원짜리 에메랄드, ‘저주받은’ 꼬리표 떼고 23년 만에 고향으로
7“초저가 온라인 쇼핑 관리 태만”…中 정부에 쓴소리 뱉은 생수업체 회장
8美공화당 첫 성소수자 장관 탄생?…트럼프 2기 재무 베센트는 누구
9자본시장연구원 신임 원장에 김세완 이화여대 교수 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