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메모리’ 수익 급감…파운드리 선방에도 삼성전자 위기감↑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와 점유율 격차 벌어져

 
 
 
지난 7월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양산 출하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반도체 업황 부진에 삼성전자가 주춤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파운드리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이 곤두박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3분기 매출이 55억8400만 달러(7조4881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매출이 43억 달러(5조7654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되는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메모리반도체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분기 매출이 낸드플래시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은 위기 상황에서 파운드리가 실적을 지탱한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마냥 반길만한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메모리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수익성 악화에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파운드리가 삼성전자 제2의 먹거리로 거듭난 것이 아니라, 믿고 있던 핵심 사업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서 매출의 36%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DS)이 매출의 약 60%를 담당하는 가전(DX)보다 핵심으로 꼽히는 건 그만큼 많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6월 삼성전자의 DX, DS 부문 매출액은 각각 92조5240억원, 55조3649억원이었다. 그런데 영업이익을 보면 DS부문이 18조4311억원으로 DX(7조5771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이 가운데서도 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은(반기보고서 기준) 41조1668억원으로 반도체 사업의 74.3%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D램 시장에서 전 세계의 43%를 장악하고 있다. 낸드 시장에서도 점유율 33.3%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대표되는 파운드리(수탁자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업체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3분기에 15.5%로 추산된다. 1위 기업인 TSMC는 56.1%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조금씩 벌어지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시작하는 등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은 TSMC 제품을 사용하겠다고 밝히며 관계를 더 끈끈하게 다지고 있다.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도 나빠졌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3조94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7207억원)보다 6조7000억원가량 줄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세금과 영업비,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가리킨다. 기업의 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당장 4분기 실적도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DB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9% 줄어든 6조9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 심화로 메모리 산업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며 “10월 PC D램 가격 하락에 이어 11월부터 서버 D램 가격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불닭, ‘매운 강도 심했나’…덴마크 리콜에 검색량 폭주

2테슬라 방전에 40도 폭염 속 20개월 아기 갇혀…“외부서 열리지 않았다”

3서울 아파트 1채, 지방 아파트 3채보다 더 비싸

4“의사 선생님, 삶이 너무 덧없습니다”…나는 이렇게 답했다

5‘대박 행진’ 게임 ‘나혼렙’으로 본 IP 확장성

6하이브의 큰 그림…아티스트 대신 ‘스토리 IP’에 집중

7IP 확장의 힘…‘美 상장’ 마지막 퍼즐 맞춘 네이버웹툰

81125회 로또 1등 ‘6·14·25·33·40·44’

9범의료계 특위 첫 회의…의정협의 참여 가능성 대두

실시간 뉴스

1불닭, ‘매운 강도 심했나’…덴마크 리콜에 검색량 폭주

2테슬라 방전에 40도 폭염 속 20개월 아기 갇혀…“외부서 열리지 않았다”

3서울 아파트 1채, 지방 아파트 3채보다 더 비싸

4“의사 선생님, 삶이 너무 덧없습니다”…나는 이렇게 답했다

5‘대박 행진’ 게임 ‘나혼렙’으로 본 IP 확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