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사과’ 공습에 맞서라”…분주해진 카드사·삼성페이 [애플페이 상륙, 막오른 ‘페이시대’②]

수차례 연기된 카드사 ‘오픈페이’, 3개사부터 시작
삼성페이, 스마트 도어락 등 비결제 서비스 선봬

 
 
삼성페이, '폰 하나로 심플하게' 영상 광고. [삼성전자 Samsung Korea 유튜브 캡처]
애플페이의 국내시장 진출이 임박하자 국내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진다. 그간 수차례 출시가 지연됐던 ‘오픈페이’ 서비스 출시를 통해 애플페이에 대항하겠다는 각오다. 또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사실상 점령한 삼성페이도 관련 서비스 확충에 들어가며 애플을 견제하는 눈치다. 이처럼 오픈페이의 출시와 삼성페이 서비스 확대 등 ‘사과의 공습’ 속 국내 간편결제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더 늦출 수 없다”…카드사 ‘오픈페이’ 출격

KB국민카드 ‘KB페이’ 앱(왼쪽), 신한카드 ‘신한플레이(pLay)’ 앱. [사진 각 사]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카드 등 3개사는 오는 22일부터 오픈페이 서비스를 정식 오픈한다. 
 
일단 3개사만 서비스에 참여하지만 향후에는 현재 삼성페이와 삼성금융 통합 앱인 모니모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카드, 애플페이를 독점 계약한 현대카드를 제외한 롯데·우리·BC·NH농협카드 등도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 롯데카드는 당초 이달 말 출시 예정을 목표로 했지만, 내년 2월에 오픈페이 서비스에 합류하기로 했다. 우리·BC·NH농협카드의 경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검토 및 테스트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오픈페이 서비스는 당초 15일 출시가 예상됐지만 각 사들의 전산문제 등으로 개시일이 미뤄졌다. 대신 15일에는 KB국민·하나카드가 양사 간 카드를 탑재해 시범 운영하는 베타테스트가 진행됐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빅테크들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상승하고,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가 다가온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서비스 개시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픈페이란 하나의 카드사 앱으로 다른 회사의 카드들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각 카드사의 ‘페이’ 앱에선 결제 시 자사 카드만 쓸 수 있다. 예컨대 ‘신한플레이’ 앱에서 신한카드는 쓸 수 있지만, KB국민카드 결제는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오픈페이가 시작되면 신한플레이에서도 국민카드를 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내년 총 7개 카드사가 오픈페이를 선보인다고 해도 업계 2·3위를 다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합류가 미정이라 ‘반쪽짜리’ 동맹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1~9월 누적 신용판매 이용금액 기준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37.4%로 3분의 1이 넘는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많은 카드사가 참여하는 편이 유리하지만 상위사 2곳이 빠져 시작부터 불리한 상황인 셈이다.
 
‘오픈페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쓰지 못하게 된 점도 카드사들에게는 불리하다. 또 금융소비자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현재 오픈페이는 지난 2020년 채용정보 제공회사 사람인 HR이 상표등록을 마쳤다. 이에 카드사들은 여신협회 TF(태스크포스)에서 사용하던 ‘앱카드 상호 연동 서비스’라는 명칭으로 우선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페이도 ‘움찔’…결제 외 서비스 확장한다

(왼쪽, 중간) 삼성페이 ‘직방 UWB 스마트 도어록’ 디지털 홈 키, (오른쪽) 삼성페이로 출입이 가능한 ‘직방 UWB 스마트 도어록’ 이미지. [사진 삼성전자]
국내 간편결제 시장 강자 삼성페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여러 서비스를 탑재해 애플페이의 한국시장 진출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국내 모바일기기 점유율이 3분의 2에 달하고 오프라인 결제(터치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약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애플페이의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29일 프롭테크(Proptech) 기업 직방과 협력해 ‘직방 UWB 스마트 도어록’ 디지털 홈 키를 삼성페이에 탑재했다. 직방 UWB 스마트 도어락을 설치한 삼성페이 이용자는 도어락에 접근해 간편하게 집 문을 열 수 있다. 스마트폰만 소지하고 있으면, 별도 인증절차 없이 비접촉으로 출입이 가능하다.
 
결제 외 편의 기능도 추가됐다. 11월 7일, 삼성전자는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기존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SKT를 이용 중인 대학생이라면 삼성페이에 학생증도 등록할 수 있다. 현재 총 23개 대학 학생증이 삼성페이를 통해 발급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로 디지털 키·모바일 신분증·탑승권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도 론칭했다. 삼성페이 광고가 새롭게 공개된 건 3년 만이다. 이처럼 삼성페이는 단순 결제를 넘어 다른 서비스를 접목시키며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결제업체 관계자는 “국내 아이폰 이용자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선 견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점유율을 고수하기 위해 결제 영역뿐 아니라 여러 부가 서비스로 삼성페이의 기능을 넓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코오롱 ‘인보사 사태’ 이웅열 명예회장 1심 무죄

2‘코인 과세유예·상속세 완화’ 물 건너가나…기재위 합의 불발

3최상목 “야당 일방적 감액예산…결국 국민 피해로”

4日유니클로 회장 솔직 발언에…中서 불매운동 조짐

5최태원은 ‘한국의 젠슨 황’…AI 물결 탄 SK하이닉스 “우연 아닌 선택”

6서울지하철 MZ노조도 내달 6일 파업 예고…“임금 인상·신규 채용해 달라”

7인천시 “태어나는 모든 아동에게 1억 준다”…출생아 증가율 1위 등극

8경기둔화 우려에 ‘금리 인하’ 효과 ‘반짝’…반도체 제재 우려↑

9얼어붙은 부동산 시장…기준금리 인하에도 한동안 ‘겨울바람’ 전망

실시간 뉴스

1코오롱 ‘인보사 사태’ 이웅열 명예회장 1심 무죄

2‘코인 과세유예·상속세 완화’ 물 건너가나…기재위 합의 불발

3최상목 “야당 일방적 감액예산…결국 국민 피해로”

4日유니클로 회장 솔직 발언에…中서 불매운동 조짐

5최태원은 ‘한국의 젠슨 황’…AI 물결 탄 SK하이닉스 “우연 아닌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