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공습에 맞서라”…분주해진 카드사·삼성페이 [애플페이 상륙, 막오른 ‘페이시대’②]
수차례 연기된 카드사 ‘오픈페이’, 3개사부터 시작
삼성페이, 스마트 도어락 등 비결제 서비스 선봬
애플페이의 국내시장 진출이 임박하자 국내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진다. 그간 수차례 출시가 지연됐던 ‘오픈페이’ 서비스 출시를 통해 애플페이에 대항하겠다는 각오다. 또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사실상 점령한 삼성페이도 관련 서비스 확충에 들어가며 애플을 견제하는 눈치다. 이처럼 오픈페이의 출시와 삼성페이 서비스 확대 등 ‘사과의 공습’ 속 국내 간편결제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더 늦출 수 없다”…카드사 ‘오픈페이’ 출격
일단 3개사만 서비스에 참여하지만 향후에는 현재 삼성페이와 삼성금융 통합 앱인 모니모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카드, 애플페이를 독점 계약한 현대카드를 제외한 롯데·우리·BC·NH농협카드 등도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 롯데카드는 당초 이달 말 출시 예정을 목표로 했지만, 내년 2월에 오픈페이 서비스에 합류하기로 했다. 우리·BC·NH농협카드의 경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검토 및 테스트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오픈페이 서비스는 당초 15일 출시가 예상됐지만 각 사들의 전산문제 등으로 개시일이 미뤄졌다. 대신 15일에는 KB국민·하나카드가 양사 간 카드를 탑재해 시범 운영하는 베타테스트가 진행됐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빅테크들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상승하고,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가 다가온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서비스 개시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픈페이란 하나의 카드사 앱으로 다른 회사의 카드들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각 카드사의 ‘페이’ 앱에선 결제 시 자사 카드만 쓸 수 있다. 예컨대 ‘신한플레이’ 앱에서 신한카드는 쓸 수 있지만, KB국민카드 결제는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오픈페이가 시작되면 신한플레이에서도 국민카드를 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내년 총 7개 카드사가 오픈페이를 선보인다고 해도 업계 2·3위를 다투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합류가 미정이라 ‘반쪽짜리’ 동맹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1~9월 누적 신용판매 이용금액 기준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37.4%로 3분의 1이 넘는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가입자가 많은 카드사가 참여하는 편이 유리하지만 상위사 2곳이 빠져 시작부터 불리한 상황인 셈이다.
‘오픈페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쓰지 못하게 된 점도 카드사들에게는 불리하다. 또 금융소비자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현재 오픈페이는 지난 2020년 채용정보 제공회사 사람인 HR이 상표등록을 마쳤다. 이에 카드사들은 여신협회 TF(태스크포스)에서 사용하던 ‘앱카드 상호 연동 서비스’라는 명칭으로 우선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페이도 ‘움찔’…결제 외 서비스 확장한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29일 프롭테크(Proptech) 기업 직방과 협력해 ‘직방 UWB 스마트 도어록’ 디지털 홈 키를 삼성페이에 탑재했다. 직방 UWB 스마트 도어락을 설치한 삼성페이 이용자는 도어락에 접근해 간편하게 집 문을 열 수 있다. 스마트폰만 소지하고 있으면, 별도 인증절차 없이 비접촉으로 출입이 가능하다.
결제 외 편의 기능도 추가됐다. 11월 7일, 삼성전자는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기존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SKT를 이용 중인 대학생이라면 삼성페이에 학생증도 등록할 수 있다. 현재 총 23개 대학 학생증이 삼성페이를 통해 발급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로 디지털 키·모바일 신분증·탑승권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도 론칭했다. 삼성페이 광고가 새롭게 공개된 건 3년 만이다. 이처럼 삼성페이는 단순 결제를 넘어 다른 서비스를 접목시키며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결제업체 관계자는 “국내 아이폰 이용자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선 견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점유율을 고수하기 위해 결제 영역뿐 아니라 여러 부가 서비스로 삼성페이의 기능을 넓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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