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풀렸어도 DSR은 견고…한은은 “전세대출에도 DSR 필요”
정부, 다주택자 및 LTV 규제 완화했지만 DSR 규제는 유지키로
김주현 “DSR 완화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
한은 “전세대출도 DSR 포함해야 갭투자 혼란 막아”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견고한 모습이다. 이로 인해 현금이 많은 일부 대출자에게만 유리한 정책이 될 것이란 비판도 있지만, 정부는 DSR 규제 완화는 부동산 관리를 더 어렵게 할 수 있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등 전문가들은 오히려 DSR 규제에서 전세대출이 빠져있는 만큼 규제 완비 필요성을 주장한다.
DSR 유지한 정부 “규제 풀면 외부 충격에 취약해져”
LTV는 부동산 담보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을 말한다. 반면 DSR은 대출자의 원리금상환능력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만큼 은행 대출을 통해 담보 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구매하려 해도 상환 능력이 없으면 대출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1억원이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 차주별로 DSR 40%를 적용하고 있다. DSR에는 주택담보대출만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대출 등 기존에 있는 모든 대출을 더해 상환능력을 따진다. 그만큼 연 소득이 높아지지 않는 한 대출을 늘리기 어렵다.
이번 LTV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정부는 주택 거래에 숨통을 틔우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현금이 충분한 다주택자의 주택 거래 숨통만 트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도 DSR 규제에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에선 DSR을 다시 낮출 경우 떨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과 같아져 다시 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DSR 규제 완화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과잉 유동성 때문에 문제가 많고 이는 부채가 많다는 의미로, 외부 충격 시 굉장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 “주택시장 변동성 높인 전세대출 DSR에 포함해야”
한은은 지난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전세자금대출이 일부 갭투자 자금으로 활용되면서 주택가격 상승과 주택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며 “이에 비추어 볼 때 대출 목적에 따라 DSR 규제 등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전세대출이 DSR에 빠져 있는 이유로 일부 투자자들이 제도 미비를 활용해 갭투자에 나서고 있어, 임대주택 등을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과 관련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 경우 주택시장 전반의 위축은 물론 금융기관의 주택관련대출 건전성 저하와 함께 보증기관의 신용보증 채무이행 위험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한은은 전셋값 하락에 따라 전체 전세임대가구 중 약 80%가 전세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가격이 떨어질 시 임대인이 자산처분이나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는데, 금리가 높아지면서 보증금 반환 어려움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부터 저금리와 주택가격 급등을 겨냥한 갭투자가 크게 늘었고 이 후유증은 전세 사고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며 ‘임대차 시장의 특징은 월세의 급격한 전환인데, 금리 상승 영향도 있지만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고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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