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도 “안 돼, 돌아가”…서민은 돈 빌릴 곳이 없다
‘대출 절벽’에 담보 대출 비중까지 ↑
금리 인상…저신용자 대출 어려워져
대부업계 1위 업체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신규 대출 중단을 선언했다. 자금 사정이 불안정해지고 부실 대출의 우려가 늘자 대부업 대출 창구마저 닫히고 있는 실정이다. ‘대출 절벽’ 현상으로 인해 저신용자 서민들이 불법 사채 시장으로 밀려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담보대출은 늘어…담보 없는 저신용자 대출 어려워져
조달금리 상승·연체율 증가 등 금융환경이 악화되자 신용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 창구를 한시적으로 닫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가까운 금리로 대출 영업을 이어왔지만 최근 대부업계 조달금리가 8%까지 뛰고, 연체율도 늘면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 관계자는 “조달금리 상승으로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진 측면이 있어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 중단을 결정했다”며 “대부업체뿐 아니라 캐피탈업계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뤄지는 대출도 담보가 없는 저신용자에게는 쉽지 않다. 대부업계의 담보대출은 신용대출 비중을 뛰어넘어 계속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부업 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으로 15조8764억원인데, 이 중 담보대출이 8조5488억원으로 53.8%를 차지했다. 신용대출은 7조3276억원으로 46.2%였다. 대부업의 담보대출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집계 당시 51.9%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신용대출 비중을 넘어섰고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담보대출이 늘었다는 것은 담보가 없는 저신용 차주는 더 이상 대부업에서조차 돈을 빌릴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이제 신용만 믿고 돈을 빌려주기엔 부실 우려가 커진 상황” 이라며 “기준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법정 최고금리는 20%로 묶여 있고,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하반기부터 조달금리가 더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대부업뿐만 아니라 서민들이 이용하는 제2금융권의 대출 문턱도 높아졌다. 현재 토스 대출 비교 서비스에 입점한 금융사 52곳 중 22곳은 ‘점검’을 이유로 대출 조회 결과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외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대출 업무를 중단한 셈이다. 이들 금융사는 전부 저신용·저소득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이다.
대부업체 신용대출 규모 줄어…저신용 서민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나
대부업체가 대출 빗장을 걸면, 대출이 어려워진 저신용 서민들은 제도권 밖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대부업체가 취급하는 신용 대출 규모는 작년보다 줄어들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계에서 신용 대출을 받은 대출자는 지난해 12월 말 106만7005명에서 올 9월 말 96만8688명으로 9만8317명 감소했다. 대출 잔액 역시 지난 연말 8조4578억원에서 올 9월 말 8조37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저신용자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신용 점수가 300점대(300~399점)인 저신용 차주가 44만2336명에서 37만1504명으로 7만832명 감소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700점대 차주가 2만2234명 감소했고, 600점대가 8678명 줄었지만 500점대 차주는 2545명, 400점대 차주는 345명으로 늘었다.
이에 금감원은 대부업자의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측은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 제도 안착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자금조달 비용증가 및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저신용자 신용공급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불법 채권추심, 불법사금융 등에 대한 검사·단속을 강화해 취약차주에 대한 민생침해 방지할 것”이라며 “저신용 취약차주 대상 정책 서민금융상품 홍보 등 지원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연서 기자 yons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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