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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CEO, 새해 ‘위기극복’에 한 목소리

2023년 건설경기 비관적…유동성·안전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사진 롯데건설]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올해 경기불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임직원에게 일제히 위기 대응을 위해 내실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 대표이사들이 일제히 자사 시무식 및 신년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

지난 몇 년간 건설사 실적을 상당부분 이끌어온 주택사업이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라 수요위축 현상에 직면한 데다 자금조달 역시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자재비 급등과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신음했던 건설업계는 더 큰 파고에 부딪히게 됐다.

때문에 각사 대표들은 그 해 경영방침을 밝히는 신년사를 통해 내부에 품질, 안전 분야 제고와 유동성 관리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원투수’로 나선 새 수장, 유동성 관리 나서

최근 들어 가장 행보가 눈에 띄는 건설사 CEO는 지주사 경영개선실장을 지낸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단기 자금경색을 겪었던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관리형 리더’로 평가 받는다.

박 부회장은 지난 2일 열린 시무식에서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상시 대응할 수 있는 내실 있는 경영 관리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업구조 개편에 대한 계획도 내비쳤다. 박 부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면서 “사업구조 개편으로 운영사업 등 고정수익 창출과 우량자산 확보에 집중해야 하고, 건설업의 설계·조달·시공 단계에 있는 기술 연계사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 상품 개발에 지속 매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2일 을지로 트윈타워에서 열린 2023년 대우건설 시무식에서 임직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대우건설]

대우건설을 인수한 지 1년여가 된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과 취임 1년을 맞이한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도 내부 다지기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일 을지로 트윈타워에서 열린 대우건설 시무식에 참석해 “부채비율이 100%가 되기 전까진 배당도 받지 않겠다”며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건설시장 전망은 매우 비관적이지만, 임직원 모두 똘똘 뭉쳐 거센 비바람을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면 대우건설은 비가 그친 후 더 단단해진 땅을 딛고 더 힘차게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정완 사장은 “올해 시장의 분위기는 제2의 리먼 사태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를 예고하고 있어 전례 없는 어려운 사업 환경이 될 것”이라며 유동성 리스크 관리와 양질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품질·안전관리로 사업 안정성 제고에 집중

한편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건설업계 전반에서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7월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시공 품질 및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우리는 화정 아이파크 전동 재시공을 결정하는 등 신뢰회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프로세스의 근본부터 혁신하기 위해 핵심 체크리스트를 관리하는 ‘품질실명제’를 전 현장에 적용하고 최고안전책임자(CSO) 조직의 품질점검을 병행해 품질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 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안정적인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다양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자금 리스크 관리를 주문함과 동시에 중대재해 예방을 비롯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역시 “국내외 사업장과 현장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되고, 안전이 우리 회사 경영 최우선 가치임을 잊지 말자”고 신년사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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