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도 붙는 은행 희망퇴직…40세부터 “나가시오”
올해에만 은행원 최대 3000명 가량 직장 떠날 전망
희망퇴직 대상도 40세로 낮추고 최대 36개월치 임금 지급
“비대면 서비스 늘면서 희망퇴직 확대 불가피”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올해 시중은행의 퇴직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대 은행의 임직원 수가 6만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만 은행원이 최대 3000명 가량 짐을 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점포 폐쇄보다 인력 감축이 갈수록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점포에는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지만, 희망퇴직은 IT 전문 및 신입행원 채용을 위한 기존 인력 감축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5대 은행 직원 7만3662명, 올해 3000명 이상 짐 쌀 수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의 인력 감축 속도가 매년 가팔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총 임직원 수는 ▶2018년 12월 말 7만7968명 ▶2019년 12월 말 7만7645명 ▶2020년 12월 말 7만6165명 ▶2021년 12월 말 7만4623명 ▶2022년 9월 말 7만3662명 등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5대 은행의 인력이 총 1542명이 감소하며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수가 은행을 떠난 것으로 기록됐다.
은행업계는 최근 희망퇴직을 반영하면 올해 2000~3000명 가량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7년 4811명 감소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미 지난해 12월 말 농협은행이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493명이 희망퇴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최근까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경우엔 올해 1월 2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 대상 직급과 연령을 부지점장 아래와 만 44세까지 낮춰 대상이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부지점장 이상만 대상이었다.
하나은행은 다음날 3일부터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특별퇴직 대상은 오는 31일 기준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원으로, 신한은행보다 낮은 나이까지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했다.
특히 지원 규모도 역대급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특별퇴직자로 선정되면 1968~1970년생 관리자급은 최대 36개월치 월평균 임금이 출생년월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1971년생 이후 직원은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받는다. 1968∼1970년생은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월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은행업계에선 올해 희망퇴직 대상 직원이 확대된 만큼 이전보다 많은 인력이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신한은행이 근속연수 15년 이상이면서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을 당시 700명이 넘는 인원이 신청한 바 있다. 올해 각 은행마다 500~700명가량 희망퇴직을 결정할 경우 5대 은행에서 떠나게 되는 인력만 3000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앱 10명 중 8명 사용, 점포는 고령층이 주로 이용
은행에서는 디지털금융 등으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2월 29일 내놓은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에 따르면 금융소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금융 채널은 ‘모바일 앱’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최근 6개월 내 은행 모바일 앱 이용자는 82.1%로 지점 이용자보다 2.2배 많았다.
특히 지점 이용자의 66.2%가 3개월에 1회로 가끔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에 지점을 이용하는 고객도 지점 이용횟수가 크게 떨어졌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은 지점 감축에도 나섰는데 금감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출장소를 포함한 지점은 총 4129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8개 감소했다. 2018년 9월 말과 비교하면 15.5%(758개) 줄었다.
은행업계는 점포 축소보다 희망퇴직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는 여전히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어 가파른 감축이 어려운 반면에, 기존 인력 감축은 비용 절감과 IT 전문가 등 새로운 인력 충원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용구 신임 신한은행장도 지난해 12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희망퇴직과 점포폐쇄와 관련한 질문에 “젊은 층의 취업 기회 확대 측면에서라도 희망퇴직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라면서 “디지털 소외계층 발생과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이전처럼 빠른 지점 통폐합은 신한은행에서 거의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행장의 설명대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 이상은 모바일 금융 이용만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 제약과 전자지급수단(선불카드 등) 이용방법 미숙지 등으로 현금 이용 비중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고령층의 은행 지점 이용도 계속된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의 경우엔 다른 은행과의 공동점포 운영, 편의점 점포 등 활용 방법을 바꿀 수 있지만 인력은 이와는 다른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IT 전문 인력과 신입 채용을 위해 기존 인력의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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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직원 7만3662명, 올해 3000명 이상 짐 쌀 수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의 인력 감축 속도가 매년 가팔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총 임직원 수는 ▶2018년 12월 말 7만7968명 ▶2019년 12월 말 7만7645명 ▶2020년 12월 말 7만6165명 ▶2021년 12월 말 7만4623명 ▶2022년 9월 말 7만3662명 등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5대 은행의 인력이 총 1542명이 감소하며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수가 은행을 떠난 것으로 기록됐다.
은행업계는 최근 희망퇴직을 반영하면 올해 2000~3000명 가량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7년 4811명 감소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미 지난해 12월 말 농협은행이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493명이 희망퇴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최근까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경우엔 올해 1월 2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 대상 직급과 연령을 부지점장 아래와 만 44세까지 낮춰 대상이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부지점장 이상만 대상이었다.
하나은행은 다음날 3일부터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특별퇴직 대상은 오는 31일 기준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원으로, 신한은행보다 낮은 나이까지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했다.
특히 지원 규모도 역대급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특별퇴직자로 선정되면 1968~1970년생 관리자급은 최대 36개월치 월평균 임금이 출생년월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1971년생 이후 직원은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받는다. 1968∼1970년생은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월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은행업계에선 올해 희망퇴직 대상 직원이 확대된 만큼 이전보다 많은 인력이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신한은행이 근속연수 15년 이상이면서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을 당시 700명이 넘는 인원이 신청한 바 있다. 올해 각 은행마다 500~700명가량 희망퇴직을 결정할 경우 5대 은행에서 떠나게 되는 인력만 3000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앱 10명 중 8명 사용, 점포는 고령층이 주로 이용
은행에서는 디지털금융 등으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2월 29일 내놓은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에 따르면 금융소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금융 채널은 ‘모바일 앱’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최근 6개월 내 은행 모바일 앱 이용자는 82.1%로 지점 이용자보다 2.2배 많았다.
특히 지점 이용자의 66.2%가 3개월에 1회로 가끔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에 지점을 이용하는 고객도 지점 이용횟수가 크게 떨어졌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은 지점 감축에도 나섰는데 금감원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출장소를 포함한 지점은 총 4129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8개 감소했다. 2018년 9월 말과 비교하면 15.5%(758개) 줄었다.
은행업계는 점포 축소보다 희망퇴직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는 여전히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들이 이용하고 있어 가파른 감축이 어려운 반면에, 기존 인력 감축은 비용 절감과 IT 전문가 등 새로운 인력 충원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용구 신임 신한은행장도 지난해 12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희망퇴직과 점포폐쇄와 관련한 질문에 “젊은 층의 취업 기회 확대 측면에서라도 희망퇴직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라면서 “디지털 소외계층 발생과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이전처럼 빠른 지점 통폐합은 신한은행에서 거의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행장의 설명대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60대 이상은 모바일 금융 이용만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 제약과 전자지급수단(선불카드 등) 이용방법 미숙지 등으로 현금 이용 비중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그만큼 고령층의 은행 지점 이용도 계속된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의 경우엔 다른 은행과의 공동점포 운영, 편의점 점포 등 활용 방법을 바꿀 수 있지만 인력은 이와는 다른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IT 전문 인력과 신입 채용을 위해 기존 인력의 희망퇴직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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