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한화솔루션이 매년 20% 안팎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을 위해 3조2000억원을 투자,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통해 단일 기업 최초로 북미 지역에 태양광 핵심 가치 사슬별 생산 라인을 갖춘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솔라 허브가 완공되면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을 한 곳에서 생산하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총 3조원을 투자해 내년 각 3.3GW(기가와트)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통합 생산 단지를 건설한다. 내년 말 상업 생산이 목표다. 카터스빌은 조지아 중심 도시인 애틀랜타에서 자동차로 약 55분 거리다. 한화솔루션 모듈 공장이 있는 달튼에서는 약 3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접근성이 좋아 물류 운영이나 인력 채용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평가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는 모듈 공장이 있는 달튼이 아닌 카터스빌에 태양광 단지를 조성하는 것과 관련해 “달튼의 부지 규모 제한 때문에 카터스빌을 선택한 것”이라며 “달튼 공장과 거리가 가까워 운영 효율은 충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또한 2019년 모듈 양산을 시작한 달튼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1.7GW에서 올해 말까지 5.1GW로 확대한다. 올해 상반기 중에 1.4GW 규모의 생산 라인 증설을 끝내고, 연말까지 2GW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말 달튼 공장과 카터스빌 공장의 신증설을 완료하면, 현지 모듈 생산 능력이 총 8.4GW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업체 생산 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로, 미국 가구 기준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지난해 미국 태양광 시장 규모는 19GW로, 올해 규모는 28GW로 전망된다. 2026년엔 44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화솔루션이 솔라 허브 구축을 통해 기존 셀‧모듈 중심의 사업 구조를 잉곳‧웨이퍼로 확대해 태양광 가치 사슬을 완성한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은 산업의 가치 사슬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의 구조인데, 솔라 허브가 완공되면 최초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자사가 최대주주인 REC실리콘이 만드는 폴리실리콘 투입을 검토 중이다. REC실리콘은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에 위치한 수력 발전 기반의 친환경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다. 이 업체는 올해 말부터 약 5.3GW의 셀 생산이 가능한 규모인 연간 1만6000t의 폴리실리콘을 양산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또한 생산한 웨이퍼는 셀 제작에 투입하되, 부족한 물량에 대해선 중국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어 조달할 방침이다.

“IRA 혜택만 1조원…자금 조달 여력 충분”

한화솔루션은 3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재무실장은 “작년 말 기준으로 회사 재무 상황이 양호해 연결기준 보유 현금은 2조원 정도”라며 “보유 현금과 2023~2024년 영업 현금 흐름 등을 고려하면 자금 조달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투자 금액은 1조원 남짓인데, 보유 자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필요한 자금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자금에 우호적인 국내 정책 자금 등을 활용할 것”이라며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솔라 허브 완공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의 세액공제가 있어서 대규모 차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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