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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그만 올려” 당국 압박에…정기예금 ‘3%대’로 급락

5대 은행 정기예금 최고 금리 ‘연 3.83~4.10%’
한 달여 만에 급하락…당국 권고·시장금리 하락 영향
“연 5%대 수신금리, 다시 보기 어렵다”

서울의 한 금융사의 예금 홍보막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시중은행에서 연 5%대 정기예금이 사라진 후 앞으로는 연 4%도 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금리가 안정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여전히 은행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은행 고객들이 다시 정기예금을 외면하는 모습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연 5% 넘던 정기예금 금리, 3% 후반으로 ‘뚝’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3.83~4.10%로 집계됐다. 

각 은행에 따르면 12일 현재 은행별 정기예금의 1년 만기 최고 금리는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4.10% ▶우리은행 ‘원(WON)플러스 예금’ 4.04%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4.00% ▶NH농협은행 ‘NH올원이(e)예금’ 3.88% ▶KB국민은행 ‘KB스타(Star) 정기예금 3.83%’ 등이다. 

지난해 11월 14일 KB국민은행은 ‘KB스타 정기예금’ 1년 만기 기준 금리를 연 5.01%로 적용하고, NH농협은행도 같은 날 ‘NH올원이예금’ 금리를 연 5.1%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다른 시중은행들도 정기예금 금리를 연 5% 이상 높여 ‘정기예금 금리 5%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이후 금리는 더 오르지 못하고 한 달여 만에 빠르게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이 은행 간의 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영향이다. 당국은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지나치게 유입되고 있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금리 경쟁이 확산돼 2금융권의 불황을 키울 것을 우려했다. 

금융당국의 우려대로 저축은행들은 자금 유치를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은행보다 더 높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9월에 연 3.77%에서 같은 해 11월 연 5.82%까지 치솟았다. 반면 저축은행 일반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11.04%에서 11.96%로 높아지는 데 그쳤다.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상승 우려 등으로 대출 금리를 더 높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가 축소되면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국은 이런 이유로 시장 안정화를 위해 금리 경쟁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시장금리 하락도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만기 1년 은행채를 4.3%와 4.23% 수준에서 발행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조달 금리가 떨어진 만큼 올해 들어서도 수신금리가 지속해서 인해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정기예금 금리 연 3%대 유지한다”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12월에 15조1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은행권은 정기예금 금리가 더 떨어져 평균 3%대 후반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정기예금에 자금을 묶어둘 고객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12월부터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5조1000억원 크게 줄었다. 정기예금의 지난해 월별 증가액은 ▶8월 21조1900억원 ▶9월 32조4800억원 ▶10월 56조2100억원 ▶11월 27조7000억원 등을 기록해 매달 큰 규모로 증가했으나, 12월 들어 감소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정기예금 잔액 감소는 금리가 4%대로 떨어지면서 더이상 은행 정기예금에 자금을 맡기지 않고,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등으로 자금을 이동시킨 고객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3%대 후반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며 “5%대 수신 금리가 사라지면서 대출 금리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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