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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의 최대 경쟁자' 스페셜티 커피는 왜 특별한가[스페셜리스트 뷰]

3세대 커피 등장...고품질 수요 상승 속 시장 성장
스페셜티 커피 입점하면 부동산 가치 '껑충'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전주연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모모스’ 영도점에서 고객들이 커피를 즐기고 있다.[사진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지난 11월 6~9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커피 전시회 ‘서울 카페쇼’는 역대 최대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커피업계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특히 올해 열린 서울 카페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제는 ‘스페셜티 커피’였다. ▲커피리브레 ▲모모스커피 ▲펠트커피 등 스페셜티 커피 부스에는 엄청난 규모의 인파가 몰려, 이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커피 3세대’ 스페셜티 커피의 등장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라는 용어는 1974년 'Tea and Coffee Trade Journal'에서 Ena Knust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이후 1982년 전미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를 통해서 ‘생산지의 지형적 특성 테루아를 반영해 독특하고 특별한 풍미를 지닌 커피’라는 개념으로 정의됐다. 전문가들은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커피 산업의 새로운 물결’ 혹은 ‘커피 산업의 3세대’라 부르기 시작했다.  

커피 산업의 1세대는 한국, 일본과 같이, 미군 주둔 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인스턴트 커피를 포함한 커피 산업의 대중화 시대로 볼 수 있다.

커피 산업의 2세대는 역사상 가장 커다란 화제가 된 프랜차이즈 커피업체 스타벅스의 출현에서 시작한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에스프레소 커피 문화를 기반으로 이국적인 용어와 다양한 옵션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그 결과 스타벅스는 미국 내 3개 지점에서 77개국 2만8000여개의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스타벅스의 시스템은 전 세계 프랜차이즈로 보급됐고 미국의 ‘시애틀 베스트’, 유럽의 ‘코스타’, 한국의 ‘카페베네’와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구현하며, 편의성을 강조하는 프랜차이즈 커피 시스템의 성공은 아이러니하게도 밀레니엄 이후 현대인들의 미식 발전과 함께, 지금보다 더 고품질의 커피를 원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2000년도 전후, 전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를 중심으로 양질의 커피와 생산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원조인 ‘인텔리젠시아’, 미국 서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을 상징하는 ‘스텀타운’, 동부의 ‘카운터컬쳐’, 샌프란시스코의 ‘블루보틀’은 새로운 커피 시장을 열었다. 또 2010년경, 북유럽의 ‘팀윈들보’와 ‘푸글렌’, 영국의 ‘스퀘어마일’, 일본의 ‘마루야마’와 같은 스페셜티 커피 업체 등이 커피 시장을 더욱 확대시켰다.

한국의 경우 2009년, 서울 보헤미안의 헤드 로스터 출신 서필훈씨가 한국 최초로 큐그레이더 자격을 취득하면서,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문을 열었다. 

스페셜티로 인정받기까지

스페셜티 커피의 품질은 스페셜티 커피 협회 산하인 커피품질연구소(CQI)에서 인증한 큐그레이더(Q grader)들이 향미·맛·산미·질감·후미·일관성·균형감·깔끔함·단맛 등으로 정리해 항목별 점수를 매긴다. 이때 각 항목별 점수(10점 만점)를 더해 총합 80점 이상 점수를 획득한 커피가 고품질 스페셜티 커피로 인정받는다. 

참고로 커피 맛을 평가하는 커핑(Cupping) 작업을 진행하는 큐그레이더의 자격 취득을 위해 서는 총 24 과목의 필기와 실기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현재 활동하는 전 세계의 6000여명의 큐그레이더 중 한국인은 약 3000명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의 노력과 성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엄격한 과정을 거쳐 선별된 스페셜티 커피의 맛은 ▲과일 ▲꽃 ▲초콜릿 ▲캐러멜과 같은 맛과 향미 ▲농후한 질감 ▲섬세한 단 맛▲균형감 등으로 표현된다.

또한 과일의 향미는 ▲귤 ▲한라봉 ▲오렌지 ▲자몽과 같은 '시트러스'와 ▲딸기 ▲블랙베리 ▲블루베리 ▲산딸기와 같은 '베리류', 그리고 ▲사과▲배 등으로 나뉜다.

인류가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과일 향미는 딸기와 같은 부드러운 복합성, 자몽과 같은 선명한 산미, 사과의 청량함과 같은 맛과 향의 총합이다. 꽃을 상징하는 향미는 강력한 임팩트의 라일락, 여운이 길고 섬세한 자스민, 복합적이면서 우아함이 돋보이는 장미향이 좋은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다.

초콜릿은 쌉사름하면서 감칠맛과 진득한 질감이 구성됐을때, 좋은 특징이 발현된다. 캐러멜은 단맛의 입체적인 상태에 따라서 품질이 달라진다. 커피의 단맛은 설탕과 같은 임팩트를 준다기보다 전체적으로 맛의 균형을 유지하는 측면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질감의 경우 신선한 우유와 같은 농도감이 가장 좋은 품질을 상징한다. 스페셜티 커피 맛을 기준으로 좋은 커피를 표현하면 ‘아름다운 과일, 꽃, 초콜렛과 캐러멜과 같은 다양한 향미와 맛이 복합적으로 발현되면서 선명한 개성과 우아한 균형감과 함께, 단맛과 질감이 여운있게 이어지는 커피’라고 설명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지고 스페셜티 온다
 
바리스타들의 챔피언 매장도 있다. 김사홍 바리스타의 ‘커피템플’ ‘사이폰 챔피언’ ‘커피인굿스피릿 챔피언’ ‘KNBC 챔피언’과 신창호 바리스타의 ‘디폴트밸류’,  핸드드립 커피를 상징하는 브루어스컵 국가대표 출신 정형용 바리스타의 ‘코스피어’ 등이 챔피언의 매장을 상징하고 있다.  

커피리브레 입구 모습.[사진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바리스타들의 챔피언, 김사홍 바리스타.[사진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최근에는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이 성수, 연남, 망원 등을 상징하는 매장으로 자리를 잡는 추세다. 이 중에서도 성수동의 ‘로우키’, 서울숲의 ‘메쉬’, 망원동의 ‘딥블루레이크’ 등이 지역을 상징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이외에도, 해외의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이 한국에 꾸준히 진출했는데, 세계 최대의 블루보틀커피,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원조 인텔리젠시아, 북유럽에서 서울로 진출한 푸글렌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까다로운 한국의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의 시장 성장성은 매우 긍정적이다. 지난해 기준 스타벅스코리아는 총 1841개 매장에 매출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투썸플레이스는 4800억원, 메가커피는 3684억원의 매출을 냈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커피리브레는 총 3개 매장에 매출은 221억원이다. 이밖에 프릳츠 커피는 150억원, 모모스 커피가 131억원의 매출을 냈다. 

또한 원가 개념의 블렌딩 생두 가격은 프랜차이즈 커피의 경우 뉴욕 커피지수 평균 150을 기준으로, 1킬로그램(Kg) 기준 5000원이다. 반면 스페셜티 커피는 지난해 그리니시 위클리 자료를 기준, 블렌딩 생두 평균 가격이 1Kg 기준 1만5000원이다.  

이처럼 전체적인 수치만 보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시장규모는 아직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과 큰 격차를 보인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업체들은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 대비 3배 이상 비싼 생두를 사용하고, 매장당 평균 매출액도 5배(스타벅스 15억4000만원·커피리브레 73억원)이상 차이가 난다.

이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열혈 소비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페셜티커피 산업은 커피리브레와 프릳츠, 모모스 커피 등 업계 전체가 균형 있게 성장 중이고 협업 체제도 활발한 편이다. 원두 구매시장의 매출과 이익률이 높다 보니 장기적으로 봐도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된다.

반면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은 업계 1위 스타벅스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나머지 업체들의 수익성에 물음표가 생긴 상황이다. 또한 메가커피로 대표되는 저가커피업체들의 공세도 거세졌다.

스페셜티 커피시장의 고민

10여년 전만 해도 한국의 건물주들은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을 입점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페셜티 커피업체가 입점한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뉴욕 맨해튼에서 최고의 자산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그라운드 제로 프리덤 타워’ 1층에는 스페셜티 커피 블루보틀이 입점해 있다.

한국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는 새롭게 완공한 사옥에 스페셜티커피 업체 프릳츠를 입점시켰고, 지금도 수많은 부동산 자본들이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을 꾸준하게 접촉하고 있다.

블루보틀 샌프란시스코의 한 매장에서 점원들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사진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이익을 중시하는 전통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의 성장률이 감소하는데 반해, 품질을 기반으로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물론, 업계 선도 기업과 후발주자 간 편차가 크고, 저품질 유사업체들이 증가한다는 점은 스페셜티 커피 산업 내부적으로 고민해볼 만한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 매장과 추천 메뉴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커피리브레 파란점의 카페모카다. 품질 좋은 블렌딩 에스프레소와 발로나 커버처로 만든 초콜릿이 포함된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모카커피다.

두 번째 추천 메뉴는 모모스 커피의 싱글오리진 브루잉(핸드드립) 커피다. 싱글오리진은 지형적 요인에서 발현되는 테루아를 반영한 개성있는 단종 커피다. 부산시장 관사를 대중에게 오픈한 모모스 도모헌 내부에서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은 마포에서 시작한 프릳츠가 제주 성산에 새롭게 문을 연 성산 프릳츠의 카페라테다. 양질의 프릳츠 커피와 신선한 제주 우유가 절묘하게 조합된 것이 이 커피의 특징이다. 프릳츠의 빵과 곁들어도 훌륭하다.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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