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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없다”는 삼성…글로벌 반도체 불황에 경쟁사 합병 가능성도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낸드 2, 4위 합병설
합병시 삼성전자 점유율 앞지를수도
일각서 삼성 반도체 감산 가능성 제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수요가 줄면서 제품 가격 하락과 기업과 기업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글로벌 1위 기업인 #삼성전자도 불황과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최근 낸드시장 2위인 키옥시아와 4위인 웨스턴디지털(WD)이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31.4%(1위)로 조사됐다. 2위인 키옥시아는 20.6%, 3위와 4위에는 SK하이닉스(18.5%), 웨스턴디지털(12.6%)이 이름을 올렸다. 단순 계산이지만, 글로벌 낸드 점유율 2, 4위 기업인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할 경우 단숨에 삼성전자 점유율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반도체 업체들은 불황기에 가격 경쟁을 통한 ‘치킨게임’ 속에서 생존해왔다. 승리한 기업은 불황 이후 점유율을 높이며 성장한 반면, 경쟁에서 밀려난 기업은 자취를 감추거나 다른 기업에 흡수합병 됐었다. 최근 반도체 불황에 글로벌 업체들이 감산 계획까지 꺼내 들며 버티기에 들어갔는데,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합병을 통한 덩치 키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반도체 산업이 한 번에 많은 양을 생산할수록 생산 단가가 떨어지는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병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위적으로 감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회사 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감산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여러 차례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현재 미주총괄)은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 감산 계획에 대해 “현재로선 (감산) 논의는 없다”며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라고 답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역시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 가전 전시회 CES 2023 기자 간담회에서 “아직 줄이겠다고 공식 발표한 적도 없고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감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을 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6일 삼성전자가 내놓은 지난해 연결기준 4분기 잠정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70조원,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8.58%, 영업이익은 69%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4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5조8000억원 수준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반도체 시장 불황의 충격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수요 감소로 재고자산도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57조3198억원으로 2021년 말보다 38.5%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1.6% 증가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경영진의 발표와는 달리 감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50% 축소하고 수익성 낮은 품목을 감산키로 했다. 마이크론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생산을 줄일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은 메모리 부문 둔화에 기인하고 수익성은 금융 위기 이후 저점에 근접했다”며 “삼성전자의 감산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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