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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는 ‘중동 붐’, 나라에서 밀어 준다[해외로 뻗는 K-건설①]

윤석열 대통령·원희룡 장관 세일즈 외교에 내년 수주액 증가 기대
고유가·네옴시티 등 호재 늘어, 주춤하던 수주액 반등 조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UAE 순방 도중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와 면담했다. [사진 대통령실]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6박8일간 아랍에미리트(UAE)와 다보스포럼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 성과에 대해 대통령실이 브리핑에서 강조한 문구다. 

코로나19 감염증(COVID-19) 발생 이후 주춤했던 국내 건설사의 해외사업이 본격 반등하는 추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재비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국내 건설경기 불황과 윤 대통령,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팔을 걷어붙인 범정부적 노력으로 인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국토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는 3년 연속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수주액은 약 31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306억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수주건수 역시 499건에서 580건으로 늘었다. 그런 가운데 2015년 이후 급감했던 해외 수주액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원전시장 확대, 사우디 네옴시티 개발 등 호재가 이어지며 ‘중동 특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아시아 비중 속 재부상하는 중동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와 북미·태평양 지역의 비중이 커지는 한편, 일시적으로 발주량이 감소하며 수주액이 줄었던 ‘전통적 고객’ 중동(MENA)이 대형 프로젝트를 앞세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의 주요 발주처였던 중동은 지난해 90억2000만달러로 29%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아시아에 내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산유국이 재정을 보수적으로 운영한 여파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이집트 엘다바 원전(한수원), 사우디 담수 플랜트(두산에너지빌리티), 카타르 태양광 발전소(삼성물산) 등 수주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 더욱 가팔라질 예정이다.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중동지역 건설시장이 지난해 대비 16.9% 수준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회복하는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유국들이 석유 및 가스 플랜트 프로젝트 발주를 늘리고 기후위기에 대응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개발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대박사업’ 줄줄이 포진…유가 리스크는 여전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국내 기업들이 중동 시장 확대의 과실을 상당 부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방한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난 이후 ‘한-사우디 경제협력 민관추진위원회’가 발족했고 대통령의 지난 UAE 순방을 계기로 해당 위원회가 ‘한-중동 경제협력 민관추진위’로 확대 개편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1차 수주지원단을 사우디로 보낸 데 이어 지난달 24~26일 2차 수주지원단을 사우디, 이라크, 카타르로 파견했다.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5000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네옴시티’ 수주가 가장 주목 받고 있다. 시공업계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이미 네옴시티 터널공사를 수주한 바 있어 추가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공동출자를 통한 모듈러 제조공장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전세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국가들과 원전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발언한 만큼 원전 수출 확대될 전망이다. 다보스포럼에 앞서 방문한 윤 대통령의 UAE 사절단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1군건설사는 물론 한국수력원자력, 하나원자력기술, 케이엠엑스 등 원전 공기업 및 민간기업이 포함돼 이 같은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최근 정세가 안정된 이라크에선 바그다드 경전철 사업이 재개되며 우리 기업의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2차 수주지원단으로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한 원희룡 장관은 탈립 알 사아드 이라크 교통부 차관과 하미드 알 가지 내각 사무처 사무총장을 만나 바그다드 경전철을 비롯한 이라크 내 주요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했다. 원 장관은 이번 방문을 통해 지난 5년간 개최되지 못했던 고위급 회동인 ‘한-이라크 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하기로 이라크측과 합의해 이라크 수주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중동사업은 위험 또한 존재한다. 과거 금융위기와 저유가를 거치며 산유국 프로젝트를 수주했던 일부 국내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국내 건설사 입장에서 중동 프로젝트의 가장 큰 리스크는 유가 급락이나 정세불안, 발주처 클레임에 따라 종종 발생하는 대규모 미수금이었다. GS건설은 2016년 3분기 당시 중동 프로젝트 문제로 미청구 공사금액이 약 3조원에 달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 해외 수주가 감소 추세를 보인 한편, 그 반대급부로 주택사업이 급성장하고 해외사업 다변화가 추진된 것도 이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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