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 가프리필드시린지’(스카이셀플루)가 칠레 공공보건청(Instituto de Salud Publica)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고 2일 밝혔다. 중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셀플루의 칠레 품목 허가 획득을 시작으로 중남미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리는 중남미의 독감 백신 시장 규모는 2022년 4억5000만 달러(약 5545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데이터포케스트(Market Data Forecast)에 따르면 중남미 독감 백신 시장 규모는 2027년에 6억6000만 달러(약 8128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칠레의 인구는 약 2000만명으로 다른 국가 대비 규모는 작지만, 최근 빠른 고령화 등으로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셀플루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 백신이다. 기존 유정란 방식의 독감 백신과 비교했을 때 생산 기간이 절반 정도로 짧은 게 특징이다. 팬데믹이나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예상치 못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세포배양 방식으로 계란 아나필락시스 및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접종이 가능하다. 또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동물세포를 배양하기 때문에 항생제나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국내 10개 기관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거쳤고, 이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세포배양 독감 백신 중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의 제조과정, 품질, 임상시험 결과를 평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증하는 PQ(사전적격성평가, Pre-Qualification) 인증을 획득했다. 

스카이셀플루는 2020년까지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IMS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스카이셀플루의 국내 독감 백신 시장 점유율은 29%로 국내 1위였다. 팬데믹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면서 국내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독감백신 접종 시즌에 맞춰 생산을 다시 할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올해 생산이 재개될 스카이셀플루는 이미 검증된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팬데믹을 거치며 세계에서 주목하는 백신 기업으로 위상이 높아진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다양한 백신들이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미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미얀마, 이란, 싱가포르, 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스카이셀플루의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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