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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사람과 같다”...‘광고쟁이’가 반려동물 사업에 꽂힌 까닭 [이코노 인터뷰]

‘광고·마케팅 전문가’ 황보현 퍼펫 대표 인터뷰
최초 반려동물용 맞춤 영양제 서비스 제공
반려생활 新패러다임, 반려동물 삶 변화 추구

2월 7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퍼펫 본사에서 황보현 대표이사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동물도 사람과 같습니다. 우리는 믿습니다. 동물도 생명, 건강, 영양, 환경, 안전에서 사람처럼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요”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에는 외국인용 한옥 게스트 하우스를 개조해 만든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 바로 반려동물용 맞춤 영양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펫(PERPET)’이다. 2021년 10월 설립된 ‘퍼펫’은 오로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 모여 만들어진 스타트업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람용 맞춤형 영양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는 무수히 많이 나와 있지만 반려동물용 맞춤형 영양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유일무이한 상태다. 이 점을 감안해 반려생활의 패러다임과 반려동물 삶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선봉에 선 사람이 있다. 바로 마케팅·광고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황보현 퍼펫 대표이사다.

황 대표는 국내 광고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LG전자와 대한항공, 서울시, 한국관광공사의 광고를 제작했으며 여러 국제 광고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6년에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쓱닷컴’ 광고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2월 7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퍼펫 본사에서 황보현 대표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남 브랜드'에서 '내 브랜드' 만드는 일

30여 년간 광고 바닥을 누빈 그는 왜 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들었을까. ‘이코노미스트’는 2월 7일 오후 퍼펫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황 대표는 “그간 마케팅·광고 분야에서 브랜딩 일을 하며 재미있고 보람찬 순간들이 많았지만 결국은 ‘남의 브랜드’를 만드는 역할이었다”라며 “이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퍼펫’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황 대표의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평생을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온 그는 회사에사도 길냥이(길거리 고양이) 한 마리, 자택에서도 고양이 한 마리를 각각 키우고 있다. 퍼펫 직원들 역시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중점으로 둔 사람으로 채용했다고 한다. 

그는 “퍼펫 직원 모두 반려동물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며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20세인 점을 감안했을때 이들이 더 오래 살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저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인들과 이야기하면 “누구와도 다르죠. 우리 아기는 특별해요”, “나이 들어가니 푸석해보이고 건강이 염려되죠”, “다들 우리 아기를 돈벌이 상대로만 보는 거 같아요”, “그냥 저렴한 데로 가요. 다들 똑같죠”라는 반응이 대다수인데 이 같은 인식을 깨고자 한다고 했다. 

반려동물 맞춤영양제. [사진 페펫]

그는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와 영양불균형 등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품종개량을 예로 들며 "닥스훈트의 경우 허리는 길고, 다리는 짧아 평균 대비 디스크 발생률이 57배에 달한다"라며 "잉글리시 불독은 괴물 같은 비율로 모든 질병에 취약하고 평균수명은 6살 밖에 되지 않는다. 태생적으로 건강 불균형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일반적인 반려동물인들은 깜깜이 상태에서 한두가지 종류의 사료만을 평생 주고 영향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퍼펫은 단순한 영양제 사업이 아니라 데이터 사업”이라며 “반려동물 한 마리, 한 마리의 깊이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펫관련 전분야 1대1 맞춤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퍼펫에 고객이 의뢰를 하면 수의사와 개발자가 만든 인공지능(AI) 맞춤 설문을 진행한다. 나이, 병력, 식습관, 생활습관 등에 대한 20여개의 각 항목마다 4~7개의 문항이 담긴다. 고객에 따라 약 3~10여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고, 30~60개의 질문에 응답하는 형식이다. 

2월 7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퍼펫 본사에서 황보현 대표이사가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후 퍼펫의 설문 답변별 가중치 IoT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상태 및 이상 가능성을 파악, 영양제 추천 및 복용량 맞춤을 안내해준다. 즉 AI 설문과 IoT 데이터를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1대1로 파악, 맞춤 영양제를 제공받는 형식이다. 

1대1 맞춤영양제는 코스맥스 및 차바이오와 협력해 단일제재 영양제 20여 종으로 제작한다. AI 처방 영양제 조합(3~5종)은 체중별로 세분화해, 날짜와 이름, 사진 등을 약포지에 인쇄해 배송해준다. 

현재 퍼펫은 1차 기술 검증(Proof of Concept, PoC)을 통해 350여 마리의 데이터를 확보, 알고리즘과 고객 반응을 확인하며 서비스를 개발 중인 상태다. 본격적인 서비스 론칭 시점은 약 3개월 후인 5월 말에서 6월 초가 될 예정이다. 

온라인상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질환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 및 장치, IoT 데이터와 문진 데이터를 융합해 반려동물의 건강상태 파악 두 가지 방식은 특허 출원한 상태다.

퍼펫의 아이덴티티는 바로 '이퀄'
반려동물 맞춤영양제. [사진 페펫]

황 대표는 무엇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정체성)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아닌 비용을 투자한 만큼 나오는 자판기식 퍼포먼스마케팅을 벗어나 진정성과 고급스움이 담긴 '오직 하나만'을 위한 브랜드로 각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퍼펫의 아이덴티티는 바로 '동등한(Equal)'”이라며 "동물도 사람과 같은 감정을 지니고 모든 생물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와도 다른 마케팅과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통해 고객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해나가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첫 브랜드 광고는 동물과 사람 사이 뭉클한 드라마의 형태로 제작할 예정이다. 이번 작업에는 대만 최고의 CF 감독으로 손꼽히는 웨인 펭과 함께 작업한다. 또 단순 광고 모델이 아닌 최고의 브랜드앰배서더를 엄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향후에는 온라인몰, 반려동물보험, 데이터 거래, 데이팅, 산책 앱 등 전 분야로 사업확장을 꾀할 계획이다. 온라인몰의 경우 일반적으로 검색이력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일반몰과 달리 각각의 반려동물 병력, 환경, 습관, 체형, 니즈, 미래 등을 파악해 맞춤형 상품을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황 대표는 “수많은 펫 관련 서비스가 있지만 모두 비슷비슷하고 뻔한 이미지에 누구도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대세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라며 “결국은 소비자가 브랜드의 가치를, 그 본질을 알아주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퍼펫의 시작은 반려동물 맞춤 영양제로 시작하되, 잘되면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삶을 1대1로 돌봐주는 브랜드로 성장해나가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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