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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수익률 눈높이에 스타심사역도 근심

PE·VC 성과보수 잔치 끝났다
기관들, 줄줄이 요구수익률 상향
심사역들 “영업제안이 부담스러울 정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지영의 기자] 최근 수년 사이 ‘억대’ 성과보수를 챙겼던 사모펀드운용사(PE)와 벤처캐피탈(VC) 핵심운용역들이 올해부터는 우울한 시기를 보낼 전망이다. 주요 출자자인 기관투자자들이 저마다 요구수익률을 크게 높이면서 초과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여건이 됐기 때문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올해 목표수익률을 전년 대비 상향 조정했다.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의 올해 목표 수익률은 전년 3~4%대에서 올해 평균 5% 안팎으로 올랐고, 은행과 보험, 캐피탈 등의 투자부문에서도 목표수익률 상향 조정이 잇따르는 추세다. 조달금리 상승을 감안해 평균적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PE와 VC등의 실제 영업 일선에서 느끼는 실질적 부담은 더 높아졌다. 대부분 기관은 기본적 목표수익률을 현실적 달성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4% 후반에서 5% 안팎에 설정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심의 요청 단계에서 요구하는 실질적 요구수익률은 더 높기 때문이다. 심의 가능 수익률로 평균 8~9%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평가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심사역은 “아직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은 편이라 출자 꺼리는 곳이 많은데, 그마저도 8% 이상을 제시하는 곳이 많아서 제안 PT 가기가 부담스러운 여건”이라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해부터는 당분간 성과보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다. 성과보수는 투자 운용 결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금을 말한다. 펀드나 조합 관리보수 등과 별도로 지급되며, 통상 기준수익률(IRR)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초과분에서 성과보수율을 산정해 지급된다.

회사마다 지급규정은 다르지만 통상 성과보수율은 20% 안팎 수준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출자 건별 요구수익률이 상향평준화되면 기본 수익률을 맞추고 성과보수로 돌아올 몫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지난해까지는 시장 여건 악화 속에도 기존에 결성해뒀던 펀드의 성과를 기반으로 심사역들이 고액의 성과보수를 챙기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VC부문 성과보수액이 1952억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경우 748억, 아주IB투자는 420억원 등을 기록했다.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A_tinum) 투자심사부 부사장[사진=신인섭 기자]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는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 성과급으로 261억200만원을 받으면서 화제가 됐다. 이는 국내 VC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센티브로 기록됐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투자해 잭팟을 터뜨린 덕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김 부사장 외에도 신기천 각자 대표가  57억여원, 황창석 사장이 23억2000여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이런 대규모 성과급을 받는 사례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VC 심사역은 “지난해까지는 핵심인력의 경우 수억대에서 최고 100억 가까이 받아가는 사례도 나왔지만 올해부터는 그런 수준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며 “상장시장도 좋지 않고, 대부분 신규 투자는 문을 닫아 건 추세라 투자 연계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성과보수액 하락이 예상되면서, 올해부터 상장을 진행할 피투자 기업들의 가치를 올리려는 노력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수익률 기준으로 맞춰진 주가수익비율(PER)을 더 올려야 유의미한 성과보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기업공개(IPO) 시장 부진이 지속되는 까닭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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