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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철강 생산 위해 손잡은 민관…1500억원 펀드 조성

산업부, 철강 산업 발전 전략…고로 11기 수소유동환원로 전환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철강 산업 발전 원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정부가 2050년까지 고로(高爐) 11기를 수소유동환원로 14기로 대체하는 등 저탄소 철강 생산을 위한 지원에 나선다. 수소유동환원은 철광석 환원 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대신 수증기가 배출되도록 하는 기술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이창양 장관이 주재하는 ‘철강 산업 발전 원탁회의’를 열고 저탄소 철강 생산 전환을 위한 철강 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박성희 KG스틸 사장,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 이병형 아주스틸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회의에 참석한 철강 기업들과 철강 생산 저탄소화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500억원의 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협약 참여자들은 철강 생산 저탄소화를 위한 민관 협의체로서 2021년 1월 발족한 그린철강위원회를 개편한 철강 생산 저탄소화 얼라이언스(가칭)를 올해 1분기 내 구성한다. 협의 사항의 이행을 위해 작년 6월 15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운영 중인 철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생펀드를 적극 활용하되, 해당 펀드 소진 시 철강 생산 저탄소화에 특화된 1500억원 규모 민간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 요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이번 철강 산업 발전 전략에서 오는 2030년까지 ▶철스크랩(고철) 산업 생태계 구축 ▶세계 최초 수소유동환원 기술 개발 ▶친환경 선박용 고망간강 가치 사슬 완성 ▶글로벌 수출 3강 달성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먼저 철스크랩의 산업화와 공급 안정을 추진한다.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추진으로 전기로 조강 확대가 예상돼 전기로의 필수 원료인 철스크랩의 글로벌 수요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중국, 러시아 등은 철스크랩의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 철스크랩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로 취급돼 각종 규제를 받는다는 점이다. 자원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산업부는 철스크랩을 순환 자원으로 인정해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에서 제외되도록 환경부 등과 협의해 나가는 한편, 제조업에 준하는 기업 활동 지원을 위한 법령 정비를 검토한다.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에서 정하는 기준 등에 따라 지정 고시 여부도 검토한다. 

또한 각종 통계 구축과 품질 표준 개선 등 체계적 공급 관리 기반을 마련하고,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고급 스크랩 선별 방식 도입을 추진한다. 2025년까지 총 250억원을 투입해 전기로 제강 공정 디지털화를 통한 조업 기술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제강사 및 철스크랩 공급사로 구성된 철자원 상생포럼을 4월 중 신설해 수요사와 공급사 간 협력도 강화한다. 

이날 업무협약으로 구성될 예정인 얼라이언스와 1500억원 규모의 민간 펀드를 활용해 철강 생산 저탄소화 로드맵도 수립한다. 2050년까지 고로 11기를 수소유동환원로 14기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수소유동환원 기초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 2030년까지 100만t급 실증을 시행하기 위한 예산 확보도 추진할 방침이다. 

수소유동환원 기술의 완전한 도입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현존 고로 및 전기로 등에서 탄소 감축을 극대화하기 위한 저탄소 원료 대체, 고효율 전기로 등의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약 2400억원을 투입한다. 

이 외에도 정부는 고부가재 중심으로의 제품 구조 고도화에 주력한다.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및 수소 에너지용 신소재 개발, 재생에너지용 초대구경 강관 제조 기술 개발 등 새로운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발굴한다. LNG(액화천연가스)‧액화수소 저장탱크 등 극저온 환경에 견디는 고망간강 소재 개발도 추진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간 협력을 강화한다. 

아울러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무역 장벽에 대한 국내외 대응을 추진한다. 지역별 특성에 따라 대응 방안을 수립해 이행할 방침이다. 예컨대 유럽 수출의 경우 CBAM 도입에 따른 철강재 품목별 수출 영향을 분석하고 기업의 수출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한편, 우리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EU와 지속 협의한다. 

이창양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철강 산업이 탄소 다(多)배출 산업에서 친환경 산업으로, 범용재 위주 생산에서 고부가 제품 생산으로 환골탈태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당면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국회에서 심의 중인 일부 노조법 개정안이 노사 법치주의에 전면 위배되고, 불법 파업으로 경영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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