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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차이나”...글로벌 車 기업이 중국산을 택하는 이유[이코노Y]

테슬라부터 포드까지 中 CATL과 협업
기아·쌍용 등 국산차도 중국 배터리 탑재

중국 닝더스다이(CATL)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 [사진 기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도 중국산 배터리를 활용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 등이 중국 배터리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포드는 최근 중국 배터리 제조사 닝더스다이(CATL)와 합작해 미시간주 마셜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보다 한 발 앞서 미국의 테슬라도 CATL로부터 LFP 배터리를 공급받기 시작했다. 미국의 또 다른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미국 현지에 LFP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가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업은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앞서 기아는 니로EV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한 바 있다. 기아가 내수용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것은 니로EV가 처음이다. 국내 토종 완성차 업체인 쌍용자동차는 중국 비야디(BYD)와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올 하반기 국내 출시되는 코란도 기반 전기차 U100에 BYD 배터리가 처음 탑재될 예정이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산 배터리에 관심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제품이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의 LFP 배터리 가격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가 생산하는 NCM 배터리 역시 국내 배터리 제조사보다 더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능은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제품이 더욱 앞서지만 그 격차가 5~10%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과 성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는 공급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배터리 핵심 광물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우드맥(Woodmac)에 따르면 중국의 배터리 광물 제련 비중은 리튬 68%, 코발트 84%, 니켈 76%, 망간 90% 등이다. 배터리 핵심 광물의 약 80%는 중국산이라는 뜻이다.

이에 힘입어 최근 중국 배터리 제조사는 급성장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의 지난해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중국 시장 제외)은 48.8GWh로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2.3%로 전년 동기 대비 8.3%포인트(p)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시대에는 존재감이 희미했던 중국이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급성장하고 있다”며 “과거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 기술력을 보면 중국 배터리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품질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더욱 값이 싸고, 공급이 안정적이라면 완성차 입장에서는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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