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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GA’ 한계 실감한 하나손보, 영업전략 바꿀까

하나금융파인드 '핑글' 접고 새 전략 수립 중
'설계사 중심' 대면영업 강화 나설듯

지난해 6월 출시된 보험플랫폼 '핑글'은 개시 3개월만에 서비스가 종료됐다.[사진 하나금융파인드]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만든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 하나금융파인드의 디지털 영업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향후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하나금융파인드는 하나손보의 디지털 영업 강화차원에서 2년 전 출범했지만, 플랫폼 ‘핑글(fingle)’ 사업을 3개월 만에 접는 등 사업 전개가 지지부진하다.

보험업계에서는 하나금융파인드가 결국 3월 새 대표 선임과 함께 보험설계사 중심의 오프라인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GA 한계...설계사 중요성만 ‘절감’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3월 하나금융파인드의 새 대표를 선임하고 새로운 전략을 내세워 GA시장 재공략에 나선다. 현 남상우 대표의 임기는 3월5일까지다. 

하나손보는 2021년 3월, 자회사GA 하나금융파인드를 설립하고 첫 수장으로 리치앤코 마케팅 법인인 리치플래닛의 남상우 대표를 선임했다. 리치앤코에서 보험플랫폼 ‘굿리치’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디지털 전문가 남 대표를 통해 새로운 인슈어테크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었다.  

국내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는 대부분 설계사로 대표되는 대면영업 중심이다. 반면 디지털 손보사인 하나손보는 자회사형 GA부문에서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로 기존 대면채널 위주의 영업구조를 탈피하려 했다. 디지털 전문가 남 대표를 선임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선보인 보험플랫폼 ‘핑글’은 3개월 만에 서비스가 종료됐다. 핑글은 MBTI 16가지 타입 별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일링 분석’, 11가지 분야 전문가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받는 ‘핑글 코치’ 기능을 주 서비스로 제공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다만 내부적으로 보험설계사를 100명 이상 확보하지 못하면서 보험영업 부문에서 큰 확신이 없던 상태였다.

여기에 지난해 8월 빅테크·핀테크의 보험시장 참전이 이뤄질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규제가 허용되자 하나금융지주는 영업효율을 고려해 예상보다 일찍 서비스를 종료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 하나금융파인드]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하나금융파인드의 핑글서비스 종료를 두고 GA업계에서의 ‘대면채널 중요성’만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이 중요한 보험사와 달리 GA는 철저히 보험판매를 통한 영업수익이 중요한 영역”이라며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가 있어도 정작 보험을 판매할 설계사 조직이 잘 갖춰져 있지 않으면 영업효율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하나금융파인드 측은 핑글서비스와 관련해 “영업 인프라를 다지고 수익모델을 만들어 놓은 후 다시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허용된 현 상황에서 굳이 하나금융파인드가 새 핑글서비스를 내놓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하나금융지주가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하나금융파인드는 꾸준히 보험설계사를 영입해 영업 인프라를 다지는 것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파인드 측은 “향후 사업 전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이 나올지는 새 대표 선임 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나금융지주 입장에서 하나손보와 하나금융파인드의 선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3조1692억원의 순익을 내며 신한은행(3조450억원), KB국민은행(2조9960억원), 우리은행(2조9200억원)을 모두 따돌리며 시중은행 1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순익 기여도는 19.9%로 전년(35.7%) 대비 크게 감소했다. 특히 보험은 카드나 캐피탈 등에 비해 더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나생명은 전년 대비 순익이 절반 이상 줄었고 하나손보도 적자를 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나”라고 밝히며 비은행 강화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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