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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컵 갑질’ 조현민, 한진 사내이사 된다…“오너가 특혜 vs 실적 견인 성과”[재벌가 사람들]

23일 정기 주총 사내이사 선임안 올라
한진 “마케팅 전문가, 한진 역대 실적 이끌어”
초고속 승진 이어 사내이사까지, 오너가 특혜 논란도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2022년 6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한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한진은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라고 8일 공시했다.
 
한진은 조현민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부문 책임임원을 역임한 마케팅 전문가”라며 “2020년 한진에 합류한 이후 미래성장전략과 마케팅 부문을 담당, 한진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또 “새로운 시각으로 기존 물류 사업과 다양한 물류 트렌드를 접목해 산지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기프트카드, 국내 패션브랜드의 해외진출 지원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한진의 ESG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이 한진그룹 내 상장사 등기임원으로 선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3년생인 그는 한진그룹 오너가 3세로, 현재 한진그룹을 이끄는 조원태 회장의 동생이다. 

조현민 사장은 2018년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로 활동했던 그는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대행사 직원에게 물이 든 컵을 던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질책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조 사장은 “어리석고 경솔하게 행동한 것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14개월 만인 2019년 6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전무이사 겸 정석기업의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후 2020년 12월 (주)한진의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부사장으로 이름을 올렸고, 약 1년 만인 2022년 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진은 대한항공과 더불어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하나다. 한진 그룹 내 국내법인 11곳, 해외법인 10곳에 출자해 해당 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5041억원, 영업이익은 994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른 경영복귀와 초고속 승진을 두고 ‘오너 일가’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반 직원이라면 복귀조차 어려운 상황인데, 핵심 계열사를 이끄는 중책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오너 일가의 ‘특권’이라는 것이다.

조 사장이 한진칼 전무로 복귀한 2019년, 진에어 노동조합은 “진에어 노조와 2000여 직원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진에어 노조는 “(조 전무가) 외국인으로 등기이사를 재직한 사실이 밝혀져 진에어는 면허취소의 위기를 겪었다”며 “한진칼 회장이 동생을 지주사 임원에 복귀시킨 것은 진에어 직원뿐 아니라 온 국민이 납득할 수가 없다”고 했다. 사장 승진 이후에도 “비록 미등기 임원이지만, 논란 이후 경영 복귀와 승진 시기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 조현민 사장은 지난해 12월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고 책임영역에 관한 문제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2022년 한진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84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15.2% 늘어난 1145억원, 당기순이익은 68% 감소한 517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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