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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일까? 오리알일까? ‘10년’ 면세업 행방은 [계륵 면세점]①

韓면세, ‘황금알’ 명성 되찾나
인천공항 면세점 후보 신세계·신라·현대
사업권, 기본 5년+옵션 5년→10년 연장
리오프닝 효과...점진적 외국인 수요 회복

여행객들이 인천공항 2터미널 출국장을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빼앗느냐, 빼앗기느냐. 면세점의 ‘꽃’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경쟁이 3년 만에 다시 시작됐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연간 매출이 3조원에 달하는 데다, 한때 세계 1위 면세시장 이었던 만큼 상징성이 크다. 코로나 사태로 면세업계가 실적악화를 겪고 있지만 엔데믹 시대로 전환되면서 인천공항 면세업은 반드시 따내야 할 알짜 운영권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입찰은 사업 기간이 10년이라 이 기회를 놓친다면 장기적으로 면세업을 성장시킬 기회를 되찾기 어렵다. 
신라·신세계 2곳씩, 현대百 1곳 낙찰 예상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심사 대상 사업자 후보로 선정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신라·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면세점 4개사와 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 등 5개사가 제출한 사업 제안서 평가와 입찰가격 개찰 결과 등을 바탕으로 사업권별 복수 사업자를 선정한 결과,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를 취급하는 DF1~2 구역과 패션·부티크를 취급하는 DF3~4 구역엔 신세계와 신라가 심사 대상 사업자에 올랐다. 부티크 전용 사업권인 DF5는 신세계, 신라, 현대가 심사 대상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입찰 최대 변수로 꼽혔던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은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았다. CDFG는 자본력을 기반으로 공격적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보다 낮은 입찰액 등의 이유로 낙찰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롯데면세점은 사업자 후보에 선정되지 못하면서 인천공항에서 철수하고, 시내면세점 사업에만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사업자는 이르면 4월 말쯤 선정될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가 1차 심사 결과를 관세청에 통보하면, 관세청은 입찰 가격과 사업제안서를 바탕으로 점수를 산출해 인천공항공사 점수와 합산하게 된다. 새 사업권자는 7월부터 10년간 인천공항 출국장 3층에서 영업할 수 있다.


고꾸라지는 국내 면세 매출...리오프닝에 매출 회복 전망

세계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은 면세업계 최대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지난 2019년 기준 매출액은 24억3000만 달러(약 3조2000억원)로 전 세계 공항 면세점 중 1위였다. 연간 임대료 역시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여객이 줄면서 면세 매출은 고꾸라졌다. 지난해 연간 추정치는 매출 9000억원, 영업손실 5400억원, 순손실 5000억원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 중국은 자국 면세시장 육성정책으로 글로벌 1위로 올라섰다. 2020년부터 글로벌 1위 면세점 타이틀은 CDFG이 가져갔다. 

국내 면세점 매출도 급감했다. 2019년 24조8600억원에 달하던 매출 규모는 2020년 15조5100억원, 2021년 17조8300억원으로 소폭올랐다가 2022년 17조8100억원에 그쳤다. 올 들어서도 매출 부진은 이어졌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줄어든 7974억원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매출이 감소한 데는 중국 따이궁(보따리상) 송객수수료 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가 따이궁을 알선한 대가로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 10% 중반대였지만 최근 40% 후반대까지 증가했다.

송객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따이궁 발길이 끊기자, 국내 면세점들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하거나 적자를 이어가는 등 수익성 악화아 악화됐다. 다만 매출은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이 기간 국내 면세점을 방문한 고객 수(25만명)는 전월(26만명) 대비 비슷했고, 지난해 1월(5만명)과 비교해서는 4배 늘어났다. 

외국인 수요전망이 전례없이 좋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면세업 매출 회복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따이궁들의 복귀 소식도 들려오면서 본격적으로 외국인 매출 수요가 회복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무엇보다 이번 입찰부터 사업권 운영기간이 기본 5년+옵션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다. 이는 최근 기획재정부의 2023년 세법 개정안에 반영된 면세사업 특허기간 연장 방침 및 상가임대차법 등을 반영한 것으로, 안정적인 장기 계약으로 운영 공백에 따른 공항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란 게 인천공항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입찰을 받은 사업자는 향후 10년간 해당 사업권에서 영업을 할 수 있는데, 2019년 거래액 규모을 적용해 추산해보면 이번 입찰로 10년 간 30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머쥘 수 있게 된다. 임대료 책정방식이 고정비에서 변동비로 바뀌면서 임대료 부담도 덜게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국 따이궁 활동이 뜸해지고 이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면세점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면서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때까지는 일정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10년 간 재계약 없이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을 가져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장기적으로 놓칠 수 없는 사업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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