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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나홀로 적자' SK온…최재원 부회장 비전은?

첫 타운홀 미팅 진행 "성장이 빠른만큼 성장통 불가피"
지동섭 CEO "글로벌 생산체제 효율화 및 안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SK온, 지난해 1조 영업 손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모습.[사진 SK온]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우리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그에 따른 성장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5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SK온 관훈사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SK온은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산업에서도 가장 빨리 크고 있는 기업”이라며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서로를 믿으며 다 같이 한 방향으로 열심히 노를 젓자”고 당부했다.

이날 3시간가량 진행한 행사에는 최 수석부회장, 지동섭 SK온 CEO, 진교원 COO 사장, 최영찬 경영지원총괄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서울, 대전, 지족, 서산 사업장 등 구성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최 수석부회장은 먼저 회사의 전략 방향을 묻는 질문에 “통상 제조업은 초기 4~5년은 적자를 보다가 이후 빠른 속도록 빛을 본다”며 ”우리도 독립법인 초기라 여러 어려움이 있으나 이를 잘 극복하면 내년부터는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서도 깜짝 놀랄 정도로 우리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그에 따른 성장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구성원들이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계속 살펴보고 오늘 같은 타운홀 미팅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타운홀 미팅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처음 참여한 행사로 이날 SK온의 비전이 어떻게 제시될 것인지 관심이 몰렸었다. SK이노베이션의 주요 자회사 중 한 곳인 SK온이 6분기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 난관을 타개할 방책이 나올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SK온은 지난해 1조 7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지난해 1조2137억원, 삼성SDI가 1조80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SDI의 경우 자동차 전지 등을 담당하는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만 1조2538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왔다.

지동섭 CEO는 “지금까지 SK온이 대규모 수주 및 발 빠른 설비 증설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시현했다면, 향후에는 글로벌 생산체제 효율화 및 안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전략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지난 5일 SK온은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등 회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사진 SK온]

흑자 전환‧IPO 언제쯤?
그동안 SK온과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격려금 지급, 주식 교환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약속해왔다. SK온의 손실이 계속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SK온은 대규모 적자에 성과급 지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가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 직원에 연봉의 10%와 300만원의 격려금을 주기로 한 것이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7일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구성원이 보여준 노고와 헌신에 보답하고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 하고픈 마음을 담아 (격려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주식 교환 정책은 SK이노베이션이 공개매수를 통해 자기주식을 취득하고(추후 소각) 그 대가로 SK온의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이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주주총회에서 “SK온 기업공개(IPO) 시점에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주식 교환 추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부문장은 “주식 교환 규모는 유동적이지만 SK이노베이션 시가총액의 10% 수준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5일 기준 SK이노베이션의 한 주당 가격은 17만9100원, 시가총액은 16조5606억원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주식교환 규모는 1조 6000억원 수준이 될 수 있다. 2024년과 2025년 사업연도 배당 가이드라인으로는 한 주당 최소 2000원 수준의 현금 배당안을 우선순위로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SK온의 기업공개(IPO)는 시기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쯤 SK온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물적분할 이후 수차례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가 연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리 IPO에서 SK온이 인정받은 가치(주당 5만5000원)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2조원 수준. 당초 회사 측은 기업가치를 35조~40조원을 예상해 3조원 이상 자금을 조달하려 했지만, 흥행에 실패하며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은 끝에 SK이노베이션이 2조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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